조직개편과 서비스 확대 박차
은행장들 “디지털만이 살길”

영업점·은행인력, 감소 추세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은행들이 하반기에도 ‘디지털 금융’ 전략을 강화하고 나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은행장들은 하나 같이 하반기 전략으로 ‘디지털 금융’을 강조하면서 조직개편과 함께 서비스 확대에 나서고 있다.

최근 하나금융그룹은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전략 실행을 위해 데이터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하나금융지주 경영지원부문 산하에 CDO를 신설하고 기존에 있던 DT 랩과 함께 관련 전략을 수립할 방침이다. 지난 1월 신설된 DT 랩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금융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신기술 분야 연구를 전담하고 있다.

또 KEB하나은행은 종이를 없애고 전 영업점에 태블릿PC를 8월 말까지 전면 설치하는 ‘하나 스마트 창구’를 시행한다.

KB국민은행은 무인점포 수준의 업무 처리 능력을 갖춘 ‘스마트 텔러 머신(STM)’ 운영을 확대한다. STM은 기존 금융자동화기기(ATM)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지능형 자동화기기로, 체크카드 발급, 통장 재발급 등의 영업점 창구업무까지 직접 처리할 수 있다. 지난 6월부터 일부 영업점에 설치된 STM을 8월 말까지 총 30여대를 전국 영업점에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이러한 고기능 무인자동화기기(디지털 키오스크)는 그간 시중은행들이 속속 도입해왔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디지털 키오스크가 설치된 은행 영업점은 81곳에 달했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은 지난달 조회사를 통해 “온라인과 모바일의 비대면 채널을 확대하는 수준을 넘어 인력과 프로세스, 문화 등 조직 전체에 걸쳐 디지털 뱅킹을 추진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신한은행은 올초부터 여러개로 나눠져있던 금융 관련 6개 앱을 하나로 통합한 모바일 플랫폼인 ‘신한 쏠’을 출시한데 이어 하반기에는 로보어드바이저 ‘엠폴리오’의 대규모 업그레이드를 계획하고 있다. 엠폴리오는 글로벌 금융 데이터까지 분석해 시장 상황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데 도움을 주고 모바일로 퇴직연금 자산 관리를 하는 서비스로, 올해 말부터 보다 고도화된 개인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디지털 기술과 금융의 융합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 6월 기존 영업지원부문 소속의 디지털금융그룹을 국내 마케팅을 총괄하는 국내부문에 전진 배치하고 디지털 전략을 총괄하는 ‘최고디지털책임자’로 외부 전문가를 영입했다. 이와 함께 빅데이터센터를 신설해 은행 내·외부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고 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을 지원키로 했다.

기업은행도 디지털 코어 뱅크 전환을 강조하고 있다.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은 최근 창립기념식에서 “IBK 핵심역량을 디지털 속에서 재창조할 것”이라며 “시스템 변화와 기술 도입을 넘어 ‘완전한 변신’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도 사업경쟁력 확보를 위해 “디지털 경쟁력 확보는 조직의 생사가 걸려 있을 만큼 중요한 아젠다”라며 오픈 API 확대와 외부플랫폼 제휴 확대, 통합인증 체계와 디지털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한편 금융 디지털화로 영업점을 직접 찾을 필요가 줄어들면서 은행 인력과 점포 감소 추세는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은행권 총임직원 수는 11만 1173명으로 전년 대비 3602명 감소했고 영업점포 수도 312곳이 줄어 6791곳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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