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거 교수는 30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국 경제 60년사 콘퍼런스의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기적적인 성장을 이룩했다"면서 "1974년에 처음 한국에 왔을 당시 일본 경제를 언젠가는 따라잡을 것이라는 말이 나왔는데 정말로 이 정도까지 추격할지는 몰랐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은 폐허 속에서 일어나 수출 주도형 정책 아래 재정 및 무역 부문의 개혁을 통해 10%가 넘는 연평균 성장을 거듭했는데 이는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면서 "한국은 1990년대 외환 위기와 1970년대 오일쇼크가 있었으나 지도층의 적절한 정책으로 잘 넘길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크루거 교수는 독재시스템과 경제개발 성과에 대해서는 "짐바브웨의 경우 독재주의지만 경제 성장을 못했고 인도는 민주주의였으나 1990년대 이전에는 저성장 국가였다"면서 "그 시작이 독재 또는 민주주의가 중요한 게 아니라 발전하면서 중산층이 많아지려면 민주주의가 필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과 대만의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에 따른 한국의 대책에 대해선 "개방된 체제에서는 한 국가에만 의존해서는 안된다"면서 "한국의 경우 모든 국가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도하라운드를 지지하는 게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미국의 경기침체 예방을 위한 수단을 갖고 있다고 밝힌데 대해 "과연 더블딥 때 미 연준이 남아있는 수단을 가지고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며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한편 크루거 교수는 "전 세계의 통화 움직임을 단계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면서 "한국의 경우 원화가 평가 절하됐다고 해서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