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혁진 교수. (제공: 이화여자대학교)
이혁진 교수. (제공: 이화여자대학교)

[천지일보=김민아 기자] 이화여자대학교 연구진이 유전자 치료물질인 RNA(리보핵산) 나노구조체의 대량 합성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본 시스템 개발로 유전자 의약품의 생산 비용을 절감시켜 침묵유전자 치료제의 실용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화여대 약학대학 이혁진 교수 연구팀(장보라, 김보영, 김현숙)은 두 가지 효소인 ‘T7 RNA polymerase’와 ‘RNase H’를 이용한 회전환전사(Rolling circle transcription) 및 위치 특이적 절단(site-specific cleavage)을 통해 ‘다이서(Dicer) 기질 RNA 나노구조체’의 대량생산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본 연구결과는 나노기술 분야의 세계적인 저널인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에 게재됐으며, 현재 글로벌 유전자치료제 제약사인 앨나일람 파마슈티컬즈(Alnylam Pharmaceuticals)와 후속 연구 논의가 진행 중이다.

우리 몸의 RNA는 그동안 인간의 유전정보를 바탕으로 단백질을 만드는 과정의 중간자 역할로 여겨졌지만 2000년대 초부터 단백질의 발현 과정에서 세포의 기능을 총괄한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연구가 급물살을 탔다. 특히 질병을 유발하는 특정 단백질의 생성을 억제하는 ‘RNA간섭’ 현상이 암(癌)과 유전질환 등을 치료하는 데 응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금은 생명공학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 RNA간섭 중에서도 ‘siRNA(작은 간섭 RNA)’를 이용한 신약 개발 연구가 활발하지만, 생산성이 낮고 가격이 높아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연구설명 그림. (제공: 이화여자대학교)
연구설명 그림. (제공: 이화여자대학교)

이혁진 교수 연구팀은 효소적 합성방식을 통해 현재의 siRNA보다 낮은 농도에서 효능을 발휘하는 새로운 RNA 나노물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물질은 기존의 유전자 치료제보다 적은 용량으로도 목표 단백질의 발현을 선택적으로 억제함으로써 한층 향상된 효능을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질환 단백질을 형성을 막아주는 ‘침묵유전자’의 사용 용량을 줄여 부작용을 감소시키고, 장기간의 유전자 침묵효과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기존 유전자 치료제의 한계점을 극복했다. 연구진은 핵산 나노물질 침묵유전자 치료제 개발을 통해 유전자 이상에 의한 다양한 대사 질환 및 유전질병 치료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본 연구의 교신저자인 이혁진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다이서 기질 RNA 나노구조체의 경우 기존 siRNA보다 뛰어난 유전자 침묵 효과가 일어나 약리독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지속력도 좋아 치료의 편의성이 탁월하다”며 “본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효소를 기반으로 한 대량 생산 및 높은 수율로서 값비싼 침묵유전자(RNAi) 치료의 상용화 문턱을 크게 낮추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본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신진연구지원사업, 글로벌개방혁신연구센터시범사업, 미래유망 융합기술 파이오니어사업,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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