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예진 인턴기자] 26일 신림역 3번 출구에 설치된 빗물털이용통에는 물보다 쓰레기가 더 많이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6
[천지일보=이예진 인턴기자] 26일 신림역 3번 출구에 설치된 빗물털이용통에는 물보다 쓰레기가 더 많이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6

빗물털이통, 우산비닐 등 쓰레기만 가득

빗물제거시설 홍보 부족하다는 의견도

[천지일보=이예진 인턴기자] “이게 빗물털이통이라구요? 쓰레기통인줄 알았는데요.”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6일 지하철 2호선 신림역 출구 앞에서 우산을 털던 우성환(가명, 20대, 남)씨는 ‘빗물털이통’을 보고 이같이 말했다.

전국적으로 장맛비가 쏟아진 가운데 이날 지하철 역사 내부 바닥은 시민들이 들고 있는 우산에서 흘러나온 빗물로 흥건했다. 역을 지나던 일부 시민은 바닥에 고인 물로 인해 자칫 미끄러질 뻔하기도 했다.

역 출입구에는 우산비닐커버 대신 ‘우산 빗물을 통 안에서 털어주세요’라고 적힌 빗물털이통이 설치돼 있었지만 이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4월 우천 시 지하철 역내 설치했던 우산비닐커버의 제공을 5월 1일부터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전국에서 벌어진 재활용 쓰레기 대란에 따른 조치였다. 대신 서울시는 우산비닐커버의 대안으로 우산빗물제거기나 빗물 흡수용 카펫 등을 설치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 우산빗물제거기나 카펫, 빗물털이통 등이 설치된 지하철 역사는 매우 적은 실정이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빗물제거기의 경우 시청역, 종각역 등 6개역에 각 2대씩 총 12대만 구비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지하철 관계자는 “현재 빗물제거기에 대한 실효성이 검증이 안된 상태여서 시범운영을 하는 단계”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빗물털이통은 빗물제거기가 설치된 역을 제외한 나머지 271개역 출입구에 2개씩 총 542개가 설치돼있다. 그러나 지하철을 이용하는 대다수의 시민들은 이러한 빗물제거시설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입을 모았다.

[천지일보=이예진 인턴기자] 26일 신림역 3번 출구에 설치된 빗물털이용통에 한 시민이 쓰레기를 버리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6
[천지일보=이예진 인턴기자] 26일 신림역 3번 출구에 설치된 빗물털이용통에 한 시민이 쓰레기를 버리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6

빗물털이통을 한번 보고 그냥 지나친 김가은(가명, 20대, 여)씨는 “이미 입구에서 우산을 털어서 이용하지 않았다”며 “(통을) 왜 이곳에 설치했는지 이해는 하지만 이용하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우산을 털지 않고 손으로 접던 한민수(가명, 40대, 남)씨는 “바쁜데 일일이 멈춰서 털고 있을 시간이 없다”며 “통을 이용할 바엔 손이 좀 젖어도 그냥 접겠다”고 했다.

신림역 청소를 담당하는 김효은(가명, 50대, 여)씨는 “빗물을 털라고 설치된 통이지만 사실상 쓰레기통으로 보는 사람들이 더 많다”며 “들여다보면 물보다 쓰레기가 많다”고 했다.

실제 김씨의 말처럼 빗물털이 통에는 물보다 쓰레기가 많았다. 특히 신림역 3번 입구에 있는 빗물털이통에는 다른 상점에서 제공한 우산 비닐이 가득 담겨 있는 모습이었다.

빗물제거시설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시청역에서 빗물제거기를 이용하던 최지은(30대, 여)씨는 “오늘 빗물제거기를 처음 이용해봤다”며 “사용방법을 잘 몰라서 이용하기 어려웠다. 앞으로 시민들을 대상으로 홍보가 더욱 적극적으로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천지일보=이예진 인턴기자] 26일 시청역 2,3번 출구 앞에 설치된 빗물제거기를 시민들이 줄서서 이용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6
[천지일보=이예진 인턴기자] 26일 시청역 2,3번 출구 앞에 설치된 빗물제거기를 시민들이 줄서서 이용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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