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전남 강진군 도암면 한 야산에서 경찰이 8일 전 실종된 여고생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수습해 운구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지난 24일 전남 강진군 도암면 한 야산에서 경찰이 8일 전 실종된 여고생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수습해 운구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강진 실종 여고생’ 사건 수사에 난항을 겪던 경찰이 실종 여고생의 시신을 발견하고, 용의자의 차량에서 여고생의 유전자(DNA)를 발견하면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이 실종 여고생 A(16, 고1)양의 ‘아빠 친구’이자 용의자인 김모(51)씨가 A양과 만난 직접적인 증거를 확보함에 따라 사건 당일 의문에 쌓인 김씨의 행적을 밝힐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26일 전남 강진경찰서에 따르면 김씨의 차량 트렁크에 있던 낫의 날과 손잡이 사이 자루에서 A양 유전자가 검출됐다. 낫에서 A양의 혈흔이나 김씨의 유전자가 확인되지 않은 점을 미뤄 낫은 상해를 입히는 흉기로 사용된 것이 아니라 A양을 위협하는 도구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A양의 시신을 부검하고 1차 소견을 발표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따르면 A양의 시신에서는 뚜렷한 외상이나 인위적인 훼손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또 김씨가 A양에게 산으로 올라가도록 강요했거나 공범이 있을 가능성 등을 두고 수사 중이다.

지난 16일 집을 나선 A양은 도암면 매봉산 일대에서 휴대전화 전원이 꺼지면서 행방이 묘연했다. 경찰은 용의자인 김씨가 A양의 휴대전화 신호와 비슷한 동선으로 움직였고 자신의 휴대전화와 차량 블랙박스 전원을 끄고 다닌 것에 대해 정확한 이유를 분석하고 있다.

또한 김씨가 사건 당일 오후 집에 돌아와 옷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태우고 외부 세차를 한 것, A양의 어머니가 자신의 집으로 찾아오자 뒷문으로 달아나 다음 날 목매 숨진 채 발견된 점 등을 놓고 경찰은 김씨가 A양 실종·사망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경찰은 김씨의 사건 당일 행적을 추적하면서 A양에 대한 정밀부검 결과를 토대로 A양의 정확한 사망원인과 경위를 규명할 예정이다.

앞서 A양은 지난 16일 오후 2시께 집을 나선 뒤 실종됐다. A양은 실종 직전인 지난 16일 오후 친구에게 ‘아버지 친구가 아르바이트를 소개해준다고 해 만났다.

해남 방면으로 이동한다’는 SNS 메시지를 보낸 뒤 다음날 도암면 야산에서 신호가 잡힌 것을 끝으로 휴대전화 전원이 꺼진 것으로 알려졌다.

딸의 행방을 수소문한 A양 어머니가 김씨의 집을 찾아갔으나 뒷문으로 달아난 그는 이튿날 집 인근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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