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시 보호 못받는 예금 5.7조
신뢰 회복 작용, 2년새 2배↑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저축은행이 파산할 경우 예금자보호를 받지 못하는 5천만원 초과 예금액이 5조 7천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저축은행 79곳과 저축은행중앙회에 5천만원 넘게 맡긴 예금주는 6만 7888명이었다. 그중 법인은 1907개로 지난해 말보다 166개(8.0%) 줄었으나 개인은 6만 5981명으로 3개월새 4568명(7.4%) 늘었다. 이들은 총 9조1천억원을 저축은행에 맡겼다.

이는 저축은행에 대한 신뢰가 어느 정도 회복했고, 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쳐주는 매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저축은행의 1년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2.46%로 은행(2.02%)보다 0.44%포인트 높다. 일반적으로 저축은행의 건전성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로 평가한다.

금융감독원은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8% 이상, 고정이하여신비율은 8% 이하를 요구하는데 올해 1분기 말 저축은행들의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4.15%, 고정이하여신비율은 5.2%였다. 다만 일부에서는 건전성 문제가 우려되고 있다.

예금자보호법에 따르면 저축은행이 파산하면 해당 저축은행 예금자는 원금과 이자를 포함해 1인당 5천만원까지는 예금을 돌려받을 수 있지만, 5천만원을 초과하는 돈은 받을 수 없다. 이에 따라 이들이 맡긴 돈 가운데 예금자당 보호받을 수 있는 5천만원씩을 제외하고 보호를 받지 못하는 돈만 계산하면 5조 6629억원이 나왔다.

지난해 말(5조 4138억원)보다 2491억원 늘어난 규모다. 전체 저축은행 예금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돈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말 17.0%에서 올해 3월말 17.4%로 0.4%포인트 올라갔다.

저축은행의 5천만원 초과 예금액은 2009년 말 7조 6천억원에 이를 정도로 많았다. 그러나 2011년 저축은행 부실 사태를 겪으면서 저축은행은 5천만원 이하로만 예금하는 것이 상식처럼 됐고, 2013년 3분기에는 1조 7천억원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저축은행으로 돈이 몰리면서 5천만원 초과 예금 규모도 커지고 있는 추세다.

2015년 말 2조 4천억원이었던 5천만원 초과 예금은 2016년 말 4조 5천억원, 지난해 말 5조 4천억원까지 뛰면서 2년 사이 2배 이상 불어났다. 이 기세라면 올해 6조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

5천만원 초과예금의 1인당 평균예금은 개인이 8500만원, 법인이 18억 2200만원이었다. 개인은 전분기보다 200만원 늘어났고 법인은 3개월 동안 1억 4천만원이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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