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우 시사칼럼니스트

금년은 특히 경술국치 100년이면서 동시에 6.25전쟁 60년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있는 해라 할 수 있는데, 안타깝게도 60년 이상 분단된 남북은 그 관계가 좋아지기보다 시간이 갈수록 갈등과 대립관계로 가고 있다.

자고로 북한이라는 나라를 관찰하는 데 있어서 김정일을 떠난 북한은 상상할 수 없듯이 그가 차지하는 위치는 한마디로 절대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김정일이 최고 권력자가 되기까지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여러 과정을 거친 뒤에 이루어진 것이다.

그는 32세라는 젊은 나이에 김일성의 후계자로 지명된 이후 김일성이 사망하기 석 달 전에 국방위원장으로 추대되었으며, 김일성 사망이후 주석이라는 호칭대신 국방위원장으로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지구상의 그 어떤 국가를 봐도 최고지도자가 위원장이라 불리는 경우는 없다고 할 수 있을 만큼 북한은 그야말로 독특한 권력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최고 권력자인 그에게도 커다란 위기가 다가왔으니, 그것은 바로 재작년 8월 중순에 일어난 뇌졸중으로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사실이다. 물론 그 이전부터 건강이 좋은 상황은 아니었으나 대부분 서방언론에서 하나의 추정으로만 보도한 경우가 간혹 있었지만 뇌졸중은 공식적으로 확인된 만큼 매우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이러한 김정일의 건강악화로 인하여 정상적인 집무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그의 매제가 되는 장성택 부위원장이 사실상 김정일의 권력대행자로 나서게 된 것이며, 바로 이 무렵을 전후하여 김정일의 후계자 문제가 급부상된 것이었으니, 지금으로부터 2년 전의 일이었다.

현재까지 김정은이 후계자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것은 하나의 가능성을 말하는 것이지 정작 최종결정권을 쥐고 있는 김정일이 이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다고 본다. 구체적으로 그의 후계자 문제와 연관하여 주로 소식통에 의한 전언이었지, 북한당국의 공식적인 언급이 없었다는 것을 볼 때 후계자 문제가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보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이미 몇 차례 언급한 바 있는 다음 달에 있을 예정인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이 공식적인 직함을 부여받는지 여부가 후계자와 관련된 하나의 분수령이라고 볼 수 있다. 만약에 새로운 직함이 부여된다면 거의 후계자로 지명되었다고 볼 수 있는 개연성이 크지만 여기서도 아무런 언급이 없다면 후계자 문제는 아직도 유동적이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이미 알려져 있는 바와 같이 김정일에게는 김정은 이외에 김정남과 김정철이 있는데, 그의 뇌졸중 악화이후 초반기에는 두 형제 간의 치열한 경쟁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였으나, 결과적으로 막내아들인 김정은으로 후계자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는 하나의 가능성이지 공식적으로 결정이 안 되었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과연 이 문제에 대한 김정일의 의중이 과연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데, 아직까지는 공식적인 입장이 나오지 않고 있다.

아울러 천안함 사건이후 그야말로 6자회담 재개가 거의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느낌이며, 현재 이 사건을 둘러싸고 남북의 입장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남한은 남한대로 국토수호 차원에서 훈련을 실시하였으며, 북한은 여기에 대한 맞대응으로 해안포를 발사하고 더군다나 현재 원인이 분명히 밝혀지지 않은 대승호가 북한경비정에 의하여 나포된 상황을 두고 볼 때 과연 남북관계의 돌파구는 언제 열리는지 참으로 답답함을 금할 길이 없다.

이러한 시점에서 남북관계 현안에 대한 김정일의 의중이 과연 어디에 있는 것인지 관심의 대상이 아닐 수 없는데 예전보다 많이 회복되었다고는 하지만 정상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그의 건강도 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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