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일 경북 예천의 한 군부대 배식 김치에서 발견된 것으로 추정되는 쥐 (자료제공: 식약청)

식약청 “쥐·칼날 등 이물 발견 즉시 신속 공개”
혐오감 주는 이물, 사회적 파장 커 발표 신중해야

[천지일보=백하나 기자] 군납 김치에서 절단된 생쥐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당국이 즉각 조사에 나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청(식약청)에 따르면 경북 예천의 한 공군 부대가 신고한 이 김치는 경북 안동시 남후면 소재 D식품에서 납품받은 것으로 5.5cm가량 절단된 쥐가 들어가 있었다.

모의실험 결과 이 쥐는 배추 제조과정 중 절단기에 의해 날카롭게 잘렸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당국은 밝혔다.

식약청은 D식품에 제조중지 행정처분을 내리고 “쥐 등 혐오감을 주는 이물에 대해서는 원인조사를 신속하게 실시하고 제조과정에서 혼입된 것으로 조사될 경우 소비자 피해예방을 위해 관련 내용을 신속히 공개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식품업계는 발표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쥐 이물과 같은 사건은 플라스틱이나 금속·유리 등이 발견된 사건에 비해 국민에게 심한 혐오감을 주고 사회적 파장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3월 노래방 새우깡에서 생쥐머리가 발견돼 일명 ‘생쥐깡’ ‘쥐머리 새우깡’으로까지 불리며 논란이 됐다. 특히 이 과자는 40년간 국민 과자로 사랑을 받았던 만큼 해당 업계에 씻을 수 없는 불명예를 남긴 사건으로 기록됐다.

지난 5월 대형 마트에 유통되는 튀김가루에서 쥐 사체가 발견된 사례 또한 마찬가지. 당시 튀김가루 유통업체는 사실 규명을 위해 식약청과 두 차례 공방을 펼치며 국민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이들 두 업체는 쥐 유입 경로를 파악한 2차 조사에서 생산자에게 책임이 없다는 무혐의 처분이 내려지면서 미궁의 사건으로 남은 전례가 있었다.

이마트에 튀김가루를 유통하고 있는 한 업체는 “식품업계는 이미지가 중요한데 이러한 사건이 한 번 터지고 난 뒤 입는 경제적 손해와 이미지 타격이 컸다”며 “신중하게 조사하고 발표해도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것이 아닌 만큼 발표에 신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번 이물 쥐 파동에 대해 D식품 관계자는 “(억울하더라도) 이미 언론에 다 퍼졌는데 무슨 말을 하겠느냐”며 당국의 성급한 발표에 대한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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