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책은 순식간에 상대를 제압하는 설득 기술이 어떤 과정을 거쳐 상대방의 동의를 이끄는지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핵폭탄보다 강력한 설득의 무기들을 하나하나 분석한다. 동물들의 관건자극(關鍵刺戟)에서부터 아이들의 울음소리, 분홍색 셔츠의 심리학 등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세세한 일화를 풍부하게 곁들여 설득 기술을 일상 속에서 적용하고 활용하도록 돕는다.

책이 주안점을 두고 소개하는 관건자극이란 가장 순수한 형태의 설득 기법을 말한다. 자연세계에는 무수히 많은 관건자극이 존재하는데, 우리는 주위에서도 쉽게 이 법칙을 발견할 수 있다.

고양이가 ‘가르릉’하고 내는 소리도 관건자극의 한 종류인데, 고양이의 상황에 따른 음조를 분석하면 여러 가지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밥을 달라고 할 때 고양이는 만족한 듯한 저음의 가르랑거림에 다급한 고음의 우는 소리를 섞어 전형적인 복합메시지를 보낸다. 이 우는 소리는 주인의 의식을 선동해 결국 밥을 주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든다.

저자는 동물들의 특이한 관건자극을 소개하며 언어로 말하지 않아도 훨씬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사람에게 나타나는 관건자극 중 대표적인 경우가 ‘성(性)적 환상’이다. 예나 지금이나 예쁘고 섹시한 여성은 사람들의 심리를 자극하는 데 주요하다.

한편 갓난아기는 완벽한 설득력을 갖고 태어난다. 유아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국경과 시대, 나이를 초월한다. 저자는 아기의 입장에서 초설득력을 설명한다. 몸조차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갓난아기는 어떻게든 주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자신을 돌보게 하는 초(超)설득가다.

갓난아기는 본능적으로 어떤 행동이 사람들의 마음을 조정하는지 알고 있다. 인간에게 알려진 모든 청각자극 중 가장 주의를 잘 끄는 소리를 내는 존재도 갓난아기다. 아기의 울음소리는 보호자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자기 위치를 알린다. 연구결과 아이의 울음소리를 듣는 엄마는 당장 보호를 해야 한다는 강박감에 사로잡힌다고 한다.

책은 이외에도 설득의 대가인 법조인, 사기꾼, 사이코패스의 경험을 통해 설득 노하우를 전한다. 아울러 우리의 뇌가 쉽게 교란당할 수밖에 없는 매커니즘도 소개한다.

케빈 더튼 지음 / 미래의창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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