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무 그릇에 직물을 입히고 옻칠한 목제품 인 12세기 고려시대 ‘목심저피칠기’는 14세기 문익점 목화보다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뉴스)

14세기 문익점 목화보다 앞서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나무 그릇에 직물을 입히고 옻칠을 한 12세기 고려시대 목심저피칠기(木心苧被漆器)가 국내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번에 발견된 목심저피칠기 6점은 고려시대 파주 혜음원 유적 중 11-1건물지 수로에서 출토됐다.

매장문화재 조사기관인 한백문화재연구원(원장 서영일)은 2008년 경기 파주시 광탄면 용미리 소재 고려시대 행궁(行宮)인 혜음원(惠蔭院) 유적 조사 중 제11단 건물터 북쪽 수로(水路) 바닥 뻘층에서 반쯤 혹은 완전히 파괴된 상태로 수습한 칠기 파편들을 분석하고 보존처리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19일 밝혔다.

목심저피칠기는 직물을 입힌 칠기를 말하는데, 12세기 것으로 알려진 이들 칠기에 사용한 직물이 면직물인 것으로 확인됨으로써 14세기 고려 말 문익점이 들여온 목화보다 훨씬 이전부터 한반도에서 면직물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연구원이 최근 펴낸 <파주 혜음원지 5차 발굴조사 보고서>를 통해 12세기 고려시대 다른 유물들과 함께 출토된 칠기 파편 6점은 성분 분석한 결과 면직물을 입힌 목제품으로 드러났다.

한편 칠기 2점 바닥에서는 ‘혜음(惠蔭)’이라고 쓰여진 묵서가 확인됐다.

◆ 용어설명
- 행궁: 임금이 멀리 거둥할 때 임시로 머무르는 별궁, 이궁이라고도 한다.
- 혜음원: 파주에 있으며 고려시대 임금이 행차할 때 머무는 행궁(行宮)으로 사용됐다. 최근 잇따른 발굴조사 결과 그 규모가 드러나고 칠기를 비롯한 막대한 유물이 출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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