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완희 기자] 서울 미세먼지 농도예보가 ‘한때 나쁨’인 18일 오후 서울N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18
[천지일보=박완희 기자] 서울 미세먼지 농도예보가 ‘한때 나쁨’인 18일 오후 서울N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18

13∼17세 소녀 대상 연구

조기초경 경험한 여아 22%

[천지일보=강병용 기자] 미세먼지에 노출된 여자 아이의 초경이 빨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직업환경의학교실 하은희 교수팀은 2010∼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3∼17세 소녀 639명을 대상으로 연구·분석한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분석에 따르면 전체 여아의 22%(155명)가 조기에 초경을 했다.

연구팀은 대상 여아들이 초경을 시작한 날짜를 기준으로 3년 동안의 거주 지역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를 분석해 조기 초경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그 결과, 거주지의 1년 전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1㎍/㎥ 증가할 때마다 초경 연령이 0.046세 빨라지는 특징이 나타났다.

이처럼 초경이 빨라지는 추세는 같은 조건에서 2년 전 노출 0.038세, 3년 전 노출 0.031세 등으로 최근 1년 전의 미세먼지 노출 증가가 초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초경 전 1년 동안의 미세먼지 농도가 1㎍/㎥ 증가하면 조기 초경 위험은 1.08배 정도 높아지는 것으로 추산했다.

하은희 교수는 이번 연구와 관련해 “초경 시기의 신경내분비시스템이 미세먼지 노출에 매우 취약함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라며 “미세먼지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수용체와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화합물이 들어있다는 보고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릴 때 미세먼지를 들이마셔 인체로 흡수될 때 내분비 교란 성질을 나타낼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하는 만큼 미세먼지뿐 아니라 초미세먼지(PM2.5) 등 관련 연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경우에는 아이의 야외활동을 가급적 삼가는 게 좋다고 권고한다. 부득이 외출이 필요할 때에는 미세먼지를 거를 수 있는 마스크를 꼭 착용토록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국제 환경(Environment International)’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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