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추모공연
노건호 “내년 10주기, 북의 대표도 함께할 수 있기를…”
김경수 “‘사람 사는 세상’… 대통령의 꿈이 실현되는 자리 되길”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9주기 추도식이 23일 오후 2시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대통령묘역에서 엄수됐다.
박혜진 아나운서 사회로 진행된 이 날 추도식은 국민의례, 정세균 의장의 추도사에 이어 추모 영상과 노건호 유족의 인사말, 참배 및 헌화 분향 등 순으로 진행됐다.
추모공연에서는 가수 이승철이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를, 노찾사와 시민합창단이 ‘임을 위한 행진곡’ ‘아침이슬’ 등을 불렀다.
이날 추도식은 지난해보다 규모는 줄었지만 화창한 날씨 가운데 여유롭게 진행됐으며 노무현재단은 ‘평화번영 정책’을 펼쳐온 노 전 대통령의 뜻을 받들어 올해 추도식 주제를 ‘평화가 온다’로 정했다.
이해찬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기차를 타고 평양을 거쳐 중국 단둥을 달려 유럽 여행을 가는 것이 요즘 젊은이들이 제일 바라는 것 같다”며 “오늘 이 자리가 민주가 전진하고 평화가 오는 자리가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라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는 유족 인사말을 통해 “지난 1년 무척이나 다사다난했습니다. 무엇보다 머리가 다시 나기 시작했습니다”라며 추도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며 말을 이었다.
그는 “한반도의 평화 정국은 지금도 조마조마한 순간들을 헤쳐나가고 있다. 온 국민이 진중하고 결연한 의지로 북측의 우리 민족과 세계를 설득시켜 나가야 할 시기”라며 “내년 10주기에는 북의 대표도 함께할 수 있도록 상황과 여건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한편 추도식장에 민주당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가 나서자 참배객들의 함성과 언론 취재 열기로 행사장으로 향하는 길은 유세장을 방불케 했다.
김 후보는 “추도식을 찾아주신 국민의 마음속에 노무현 대통령께서 꿈꾸던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사회 그리고 성실하고 정직하게 일하는 사람들이 성공하는 ‘사람 사는 세상’에 대한 꿈이 다 녹아있다”며 “오늘 추도식이 그런 대통령의 꿈이 실현되어 가는 의지를 다지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참석 소견을 전했다.
추도식에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노회찬 원내대표 등 각 정당 대표단과 국회의원 70여명이 참석했으며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 등 정부대표단과 6.13 지방선거에 나서는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 등이 자리를 함께해 분향 및 헌화·참배했다.
특히 이번 9주기 추도식에는 노 전 대통령 묘소가 지난해 ‘국가보존묘역 1호’로 지정됨에 따라 참석자들이 참배와 헌화를 하는 동안 해군의장대가 조총을 쏘며 진혼곡이 연주됐다.
이날 노 전 대통령 묘역에는 헌화 및 참배객들의 행렬이 오후 늦게까지 이어졌으며 오후 3시 1만 6000명(추체측 추산)이 걸음 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