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카운티>
존 그리샴 지음 / 문학수첩 펴냄

[천지일보=송범석 기자] 영어권에서 작가 존 그리샴은 법정스릴러의 대가로 통한다. 혹자는 처음 그가 법정스릴러물을 출간했을 때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성공 가능성이 희박한 새로운 장르가 과연 시장에서 얼마나 먹혀들겠느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존 그리샴은 타고난 스토리텔링 감각을 발휘하며 그들의 생각이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번 단폅집에는 사형을 앞두고 허무맹랑한 허풍을 늘어놓다가 결국 마지막 순간 모든 것을 내려놓는 막내아들과 그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가족들의 고뇌, 지루한 인생사를 탈피하기 위한 평범한 변호사의 몸부림, 사경을 헤매는 친구를 돕기 위해 대도시로 향하는 친구들의 무거운 발걸음이 뒤섞여 있다.

그의 첫 단편집이기도 한 이번 작품에선 존 그리샴 특유의 박진감이 넘쳐난다. 특히 그의 작품 곳곳에는 어지러운 생을 탐닉하는 마음의 하중이 진하게 배어있다. 책장을 여는 순간 퇴화한 본능이 부르는 호기심의 메아리가 들려올 것이다.

<엠퍼러 1 - 로마의 문>
콘 이굴던 지음 / 소담출판사 펴냄

율리우스 카이사르 곧 줄리어스 시저는 고대 로마 제정의 문을 연 정치가이자 위대한 정복자였다. 크라수스 그리고 폼페이우스와 함께 삼두정치를 결성해서 정계에 입문한 시저는 후에 1인지배자가 되어 각종 개혁사업을 추진했다.

그는 자기 목숨보다 더 로마를 사랑했고, 그 결과 로마를 쟁취할 수 있었다. 시저는 8년밖에 안 되는 짧은 기간 내에 갈리아(프랑스 지방)를 정복했으며, 전쟁 이외의 분야에서도 천재적인 면모를 보였다.

총 6권으로 구성된 대하 역사소설 <엠퍼러>는 시저의 일생을 담고 있다. 정통 역사소설이라기보다는 요즘 세대들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팩션에 가깝다. 실제 역사에서는 천수를 누린 시저의 적이 소설에서는 암살당하기도 한다. 몇 가지 사실이 각색되기는 했지만, 사실관계를 완전히 뒤트는 정도는 아니다.

제1권은 시저의 어린 시절을 그리고 있다. 시저는 작품에서 가이우스로 등장하는데, 가이우스는 아명(兒名)이 아니라 개인이름이고 카이사르와 율리우스는 각각 가문명, 씨족명이라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이류 귀족가문에서 태어난 시저는 15살 때 폭동으로 아버지를 잃는다. 당시 로마는 제정이 아닌 귀족과 호민관이 함께 정치를 이끌어가는 공화정이었다. 공화정 말기의 로마는 매우 혼란스러웠으며 피비린내가 가시는 날이 없었다.

시저는 그 후 외삼촌을 의지하게 되지만 의연한 모습은 잃지 않는다. 작가는 시저의 인간적인 모습도 많이 그리고 있다. 제1권에서는 권력투쟁의 커다란 시험대 위에 선 야심찬 젊은이의 모습에 초점을 맞췄다고 저자는 전한다. 단편적인 사실들로 각색된 열정에 찬 시저의 젊은 시절이 새롭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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