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나’는 소중한 존재… 우리 모두가 평화 영성가”
[인터뷰] “‘나’는 소중한 존재… 우리 모두가 평화 영성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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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부안=김미정 기자] 전북 부안군 변산면에서 만난 이우원 천도교 선도사.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30
[천지일보 부안=김미정 기자] 전북 부안군 변산면에서 만난 이우원 천도교 선도사.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30

이우원 천도교 선도사

“강대국 北투자 전쟁억지 가능”
DMZ에 평화영성원 건립 희망
“평화시대… 종교인 하나돼야”

[천지일보 부안=김미정 기자] 지구촌은 하루에도 몇 번씩 사건·사고가 일어나고 전쟁이 멈추지 않아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다. 이런 시점에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져 남북은 물론 전 세계에 감동을 선사해 그 어느 때보다 평화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24일 전북 부안군 변산면에서 천도교 이우원 선도사를 만나 이 시대를 살아가는 종교인으로서 평화에 대한 관점과 통일에 대해 들어봤다.

◆70년 골… 작은 것부터 공통점 찾자

남북은 하기 쉬운 것부터 먼저 통합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70년 이상을 다른 세상에서 적대시하고 살았는데 너무 이질적인 것을 하나로 합치려면 힘들다. 언어, 호칭부터 하나로 썼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대중 대통령 때는 호칭을 ‘북측’ ‘남측’이라고 하자고 했다. 그런데 마치 편 가르는 것 같아 좀 거슬렸다. 

순우리말 중 ‘남녘’ ‘북녘’이라는 말이 있다. 어감도 좋고 부드러워서 북한에 몇 년 전 갔을 때 제안했는데 모두가 좋아했다. 언어 호칭부터 정겹게 하면 정서적으로도 더 가까워질 것이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우리는 직업이 있으면 ‘기자님’ 또는 ‘선생님’이라 부른다. 그러나 북녘 사람은 처음 만날뿐더러 직업을 모른다. 같을 동(同)에 덕(德)자를 써서 ‘동덕’이라고 부르면 ‘덕을 나누는 친구’라는 뜻이 된다.

◆강대국, 북에 투자하면 전쟁 없을 것

할 일이 너무 많다. 북녘은 도로 사정이 너무나 열악하다. 평양에서 묘향산 가는 길이 8차로인데도 전부 시멘트와 모래를 섞어 인력으로 공사를 진행한 탓에 파인 곳이 많았다. 우리 장비나 기술을 지원하면 도로 사정이 좋아지고 교통이 좋아지면 소통도 더 빨리 될 것이다. 

기술적인 지원이나 도로 건설 등이 된다 할지라도 전쟁에 대한 불안감은 항상 존재한다. 그러니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전쟁과 관련해) 완전히 보장되려면 강대국의 자본을 끌어들이고 그들이 시설투자를 하게끔 하면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 러시아는 시베리아 가스를 국내에 들이길 바랄 것이고 우리는 또 그 가스가 필요하다. 포항, 부산까지 철도만 되면 간단하게 해결된다. 철도와 가스관 등을 북녘에서는 이미 러시아와 추진한 것 같은데 이것을 러시아가 투자해서 하도록 하면 자신들이 해놓은 시설을 보호해야 하는데 전쟁이 일어나겠는가.

또 중국은 중국대로 개성공단과 인천을 연결하면 우리는 철도로 운반해 물류비를 절약하고, 러시아와 중국의 철도가 뚫리면 미국이나 일본에서 함부로 못 할 것이다. 합작으로 하는 것도 방법이다.

◆지금은 평화시대 종교부터 하나돼야

미국이 그동안 굉장히 견제해 왔지만, 지금은 좋은 분위기로 전환되고 있어 가능할 것이다. 안 되는 이유, 통하는 것을 막은 이유를 제거하면 된다. 평양에도 미국대사관을 설치하고 (미국이) 산업을 하도록 하고 북녘의 지하자원을 개발할 수 있도록 개발권을 주면 서로 도움이 되고 상생할 수 있다. 고민하고 연구하면 방법은 많다. 이렇게 소통하다 보면 통일은 자연스럽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남녘의 종교인이다. 국내 개신교에서는 벌써 북한에 선교한다고 난리다. 북녘은 김일성 부자를 신적인 존재로 생각한다. 이런 북녘 사람들에게 다른 종교를 과도하게 권유하거나 강요하면 엄청난 혼란이 있을 것이고 거부감도 들 것이다.

타 종단은 서로 교류하는 데 별 문제가 없다. 개신교와 천주교는 자신만이 옳다고 하니 좀 더 넓은 마음으로 우리부터 먼저 소통을 자주 해야 한다. KCRP(한국종교인평화회의)같은 대표적인 종교 모임이 있으나 지도자들만 모이고 만나면 뭐하나. 일반 성직자들도 자주 만날 수 있는 장이 마련돼야 한다.

그런 면에서 비무장지대에 평화영성원을 만들어, 돌아가면서 각 나라의 종교와 문화를 테마 형식으로 체험하게 하면 좋겠다. 

또 젊은이들에게는 세계평화를 위해 합동으로 평화영성가를 양성하는 교육을 해서 전쟁 있는 곳에 평화를 전파하는 일도 하고 싶다. 비무장지대에 평화를 염원하는 전 세계인이 모이게 하면 전쟁도 없을 것이다.

◆천도교에서 말하는 평화란

동학에서는 모든 사람을 태어날 때부터 ‘성인’이라고 본다. 개신교나 천주교에서 말하는 성인이 아닌 ‘신’이라는 것이다. 말하는 신이 사람이다. ‘나의 정체성은 뭐고 나는 무엇이냐’ 이런 것에 대해 성찰을 하는 것인데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 신의 존재로 태어났으나 철학의 협견, 종교의 편견, 사회 환경 등에 의해 성인으로 태어난 것을 잃고 자신의 소중함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성인이 아닌 사람을 범인이라고 한다. 이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과 권력을 따라가게 돼 있다. 이유는 ‘마탈심’이라 해서 ‘마(마귀)가 낀 마음’ 때문이다. 이것은 나도, 집도, 나라도, 온 우주도 망하게 하는 마음이다. 이왕이면 ‘나’를 성인으로 인정하면서 계속 가꾸고 만들어 나가는 것이 좋지 않겠나.

종교인들을 ‘성직자’라고도 한다. 그러나 ‘직(職)’이라는 것은 직업을 말하는 것이다. ‘직’을 빼면 성자이듯이 이제는 종교인만이 아닌 모든 사람이 성자가 되는 시대다. 요즘은 만나는 사람들에게 주문과 같은 말을 하라고 한다. ‘나도 성인, 너도 성인, 우리가 모두 성인.’ 곧 성자라는 것이다. 이제는 우리 모두 평화영성가가 되는 시대다.

말이 곧 하늘이고 하늘이 곧 내 마음이다. 모두가 이런 마음으로 자기 자신이 먼저 평화가 되고 사랑 덩어리가 되면 평화는 절로 올 것이다. 기왕 태어났으면 지구촌 평화에 기여하고 가야 하지 않겠는가. 앞으로 내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무기 생산하면 안 된다. 유엔에도 평화유지군이 있지만 그건 결국 총을 든 군대다. 지금은 영성을 위한 군대가 필요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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