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노스’가 24일(현지시간) 공개한 북한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 북쪽 갱도의 입구 모습. (출처: 뉴시스)
‘38노스’가 24일(현지시간) 공개한 북한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 북쪽 갱도의 입구 모습. (출처: 뉴시스)
 

핵동결 조치 첫발 떼… 정상회담 앞두고 비핵화 의지 드러내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북한이 핵개발의 ‘요람’인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기로 하면서 핵동결 조치의 첫발을 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북한이 노동당 3차 전원회의에서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시험 발사 중단과 함께 핵실험장 폐기를 결정한 것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외부에서 제기되는 비핵화 진정성에 대한 의문에 화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결정은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사 방문 시 ‘대화가 지속되는 동안 추가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 전략도발을 재개하지 않겠다”고 밝힌 데서 한발 더 나간 것이다.

핵·미사일 실험 도발 중단뿐 아니라 핵개발의 핵심 중추 기지인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까지 선언한 점은 단순히 국면전환용 제스처가 아니라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함경북도 길주군에 있는 풍계리 핵실험장은 2006년 10월 9일 1차 핵실험을 시작으로 2009년 5월 25일, 2013년 2월 12일, 2016년 1월 6일과 9월 9일, 2017년 9월 3일 등 총 6차례의 핵실험이 이뤄졌던 곳이다. 가장 최근 진행된 6차 핵실험에선 50kt 규모의 핵실험이 이뤄졌으며, 북한은 당시 수소탄 실험을 진행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곳은 해발 2200m의 만탑산을 비롯해 높은 봉우리로 둘러싸여 있어 외부감시를 피하기 쉽다. 암반도 단단한 화강암으로 돼 있어 핵실험으로 발생하는 방사능 물질 피해를 줄일 수 있고 핵실험에 적합한 지역으로 평가되고 있다.

북한은 이곳에 산 정상 기준 900m 정도 지하에 갱도를 파고 핵실험 시설을 설치해 핵폭발 실험을 해왔다. 핵 실험이 거듭될 때마다 폭발 위력이 1kt 이하에서 수십 kt 규모로 기하급수적으로 커졌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수위도 강화됐다.

핵실험장 폐기는 적어도 북한이 더 강력한 위력의 핵개발이나 핵무기 고도화를 중단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선 북한이 이미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마당에서 핵실험장 폐기는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