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은영 기자] 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 2층 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2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 2층 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2

고진광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인추협) 대표

고진광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인추협) 대표.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년 새 정권이 들어서면서 화두가 된 적폐청산(積弊淸算)이란 오랜 기간에 걸쳐 쌓여온 악습의 청산을 의미하는 것이다. 몇 십년간의 폐단이 악습이 돼 이 사회 각 분야에서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 구현을 가로막는 부패덩어리가 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새 집에 들어가기 전 물청소, 바닥청소를 하듯 깨끗이 씻고 가고 싶은 마음인데다 국민 70~80%가 절대 찬성이라 하기에 한 동안 적폐청산은 태풍처럼 휘몰아칠 기세이다. 

‘이게 나라냐?’라는 국민의 원성이 퍼져나가면서 일국의 대통령이었던 분들이 검찰의 포토라인에 서서 ‘국민께 송구하다’는 촌평을 남긴 채 법의 심판대에 올라서고 있다. 이의 여파인지 적폐청산의 대상은 힘과 권력을 가진 자들의 과거 행적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 적폐청산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속에는 권불십년이요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지적들이 설득력을 가진다. 지금까지의 관행이라는 핑계 뒤에 숨어 지내던 악습들이 만천하에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는 바, 어떠한 설명이나 이유로도 국민들이 느끼는 한 맺힌 탄식 소리는 막을 길이 전혀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제 이 사회의 발전을 좀 먹고 있는 암적 덩어리인 병폐를 묵인하고 용인할 수 있는 대안은 없다. 청산만이 대안이다. 깨끗이 정리해 결말을 지어야하지 않겠는가?

지금까지 시민 사회 운동은 이 사회에 만연한 적폐를 지적하고 공론화하여 정책 대안을 제시하면서 국민의 의견을 정책 결정권자들에게 가감 없이 전달해 왔다. 때로는 적극적인 찬성으로 옹호하기도 하고 때로는 격렬한 반대 세력으로 앞장서기도 하였다. 그러나 적폐청산은 더 이상 미루거나 적당히 얼버무릴 수 없는 이 시대의 과제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적폐청산이 정치 보복이라고 항변하는 정치권의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자가 어디 있냐?’는 주장을 접하면서 그러면 이 기회에 모두 털어 보자는 주장을 할 수밖에 없다.

시민사회 운동에 앞장서 온 김기식 금감원장이 적폐청산의 대상으로 등장하면서, 이제까지 묵인돼 왔던 국회의원의 관행을 바라보는 시민 사회는 분노를 억누를 수가 없다. 기업 후원으로 로비성 해외 출장을 다녀오고 정치 후원금을 ‘땡처리’했다는 공금 남용뿐 아니라 100만원 정도를 지불했다는 고액 강연 등의 기사를 보면서 여야의 모든 국회의원의 외유성 출장 의혹과 정치후원금 처리에 대한 전수 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을 싣는다.

시민 사회는 현 정부의 적폐청산 의지에 변함없는 성원을 보낸다. 사회 곳곳에서 권력에 빌붙어 암덩어리로 자리 잡은 악습들을 국민의 이름으로 깨끗이 정리해 주기를 바란다. 이번 금감원장에 관한 잇단 논란이 현 정부 적폐청산 걸림돌이나 장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이는 국민이 원하는 바가 아니다. 어느 국회의원도 외유성 출장과 정치 후원금 사용 의혹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하더라도, 백번 양보해 초선의원으로서 관행의 정당성을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하더라도, 국민이 갈망하고 있는 완벽한 적폐청산을 위해서 그리고 국회 내 악습 청산의 완성을 위해서라도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금감원장은 국민 앞에서 결단하는 용기를 보여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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