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정국주도 확보 분수령, 野 지도부 갈등 예고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28일 전국 8개 선거구에서 치러진 재보선 결과가 ‘한나라당의 완승’으로 종결되자 여야는 이번 결과가 몰고 올 후반기 정국 구도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나라당은 8곳의 선거구 중 예상외의 선전으로 5곳에서 승리를 거둠에 따라 안상수 체제가 안정감을 갖게 됐고, 일명 ‘MB 맨’이라고 불리는 이재오 후보와 윤진식 후보가 이번 선거의 승부처였던 지역구에서 나란히 승리하게 돼 이 대통령의 정국운영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

또한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쟁점으로 다뤄질 4대강 사업을 비롯, 권력구조 개편과 개헌논의 등 하반기 국회 이슈의 중심이 될 현안 추진에도 동력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

이에 따라 지난 6.2 지방선거 패배와 여권 내 민간인 사찰 문제 등으로 ‘레임덕 증후군’에 직면했던 이명박 대통령도 후반기 정국 운영에 자신감을 회복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권의 재보선 선전은 이 대통령의 8월 초 휴가가 끝난 후 예정된 개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 패배 이후 대폭적인 쇄신 압박을 받아온 이 대통령은 개각을 정국 전환용 보다 집권 후반기 분위기 전환용으로 준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왕의 남자’라고 불리는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의 정치권 복귀는 당 내 친이(친이명박)계의 결속력을 높이는 ‘군기 반장’의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친박(친박근혜)계와의 긴장 관계가 형성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반면 3개의 의석을 확보한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패배한 이유에 대해 1차적으로는 공천이 잘못됐다는 것과 선거 막판에 이루어진 야권 단일화가 힘을 발휘하지 못한 것, 여당의 ‘지역일꾼론’이 여야의 권력 균형을 의식한 민심에 통했다고 보고 있다.

재보선 결과에 대해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28일 논평을 통해 “애초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는데 실패했다. 야당 지지층의 결집력 보다 한나라당 지지층의 응집력이 더 강했다”며 “향후 전당대회를 통해 국민에게 다가가는 서민 정당의 면모를 일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하는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당 내 비주류의 책임론을 피할 수 없게 됐고, 당내 주류 대 비주류 간 갈등의 골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재보선 패배의 후폭풍은 정세균 대표와 함께 향후 당권경쟁을 앞둔 손학규 정동영 고문 등 당권 주자들의 입지를 넓히는 데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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