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원 1명 부상… 병원 이송
“부도 운운해 협박하지 말고
GM은 보따리 쌀 준비나 해라”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한국GM노조가 경영악화로 부도 위기에 처한 한국GM에 대해 어떠한 대책도 내놓지 못하는 이동걸 산업은행(산은)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산은으로 들어가려던 한 노조원은 경찰과 몸싸움 도중 밀려 넘어지면서 결국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한국GM노조는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위치한 산은 본점 앞에서 ‘부도처리 운운 지엠자본규탄 및 단체교섭 배후조종 지엠하수인 산업은행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GM은 적자경영의 책임을 오로지 노동자들에게 전가해 군산공장폐쇄와 수천명의 노동자를 공장 밖으로 내쫓았다”며 “지금도 노동자들의 희생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도 아무런 대책도 내지 못한 채 GM에 끌려다니는 정부에 실망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 26일 방한한 배리 엥글 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언급한 ‘정리해고’ ‘부도 신청’ 등에 대해 비판했다.
아울러 노사관계에 개입하는 산은의 행위를 지적하기도 했다. 임한택 한국GM지부 지부장은 “노조를 더욱 분노하게 한 것은 노조말살에 혈안이 된 GM의 하수인 노릇이나 하며 노사 단체교섭에 개입하는 산은의 범죄행위 때문”이라며 분노했다.
그는 조합원을 대표해 노조간판까지 내리라고 한다면 더 이상 노조의 양보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조합은 지난 28일 사측에 7차 교섭요청을 했음에도 노조를 무시한 채 오히려 조합원들에게 노조가 교섭을 거부하는 것처럼 호도하는 메일을 보내는 엽기적 행각을 했다”면서 “이제 노조의 정당한 요구에 응답하지 않는 GM은 필요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부도 운운해 협박하지 말고 GM은 보따리 쌀 준비나 하라”면서 “산은은 단체교섭 개입 사죄하고 이동걸 산은 회장은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 이후 노조는 이 회장에게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 항의면담 요청서’를 전달하기 위해 건물 진입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의 몸싸움도 벌어졌다. 한 노조원은 건물에 못 들어가게 하는 경찰들에 의해 밀려 넘어지면서 허리 고통을 호소하다 병원에 이송됐다.
그 후 임한택 한국GM지부 지부장과 김재홍 군산지회장이 항의 요청서를 들고 산은 건물에 들어가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