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제재풀고 6者개최"..한.미 "천안함 책임져야"
의장성명 문안 놓고 남.북 치열한 신경전 전개

(하노이=연합뉴스) 아.태지역 정부간 다자안보협의체인 제17차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가 23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막한다.

이번 포럼은 대북 추가 금융제재를 놓고 한.미와 북한이 정면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동북아 최대 안보현안인 천안함 사건과 북핵 6자회담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어 이를 둘러싸고 관련국들 사이에 치열한 외교각축전이 예상된다.

특히 ARF 폐회 이후 채택될 의장성명 문안을 놓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성명 기조를 유지하려는 우리측과 천안함 사건이 자신들과 무관하다고 주장하는 북한이 한치의 양보도 없는 '천안함 외교전'을 전개할 것으로 보여 최종 결과가 주목된다.

포럼은 이날 오전 9시 하노이 국제컨벤션센터(NCC)에서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대화상대 10개국, 북한과 몽골, 파키스탄 등 27개국 외교장관 또는 장관대리가 참석한 가운데 리트리트(Retreat:격의없는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대화) 형태의 외교장관 회의를 개최한다.

이어 오후에는 전체 외교장관 회의를 열어 천안함 사건과 북한 핵문제 등 주요 안보이슈와 미얀마 총선, 아프간 재건사업 등 지역정세 이슈들을 놓고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포럼에서 우리 정부는 미.일 등 동맹국들과 보조를 맞춰 천안함 사건에 대한 북한의 책임을 규탄하고 북한이 사과와 재발방지를 확약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측은 특히 ARF 의장성명 문안에 최소한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의 대북규탄 기조를 유지하되, 북한의 주장이 병기될 경우 천안함 관련 항목을 아예 성명문안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북한은 천안함 사건이 자신들과 무관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북핵 6자회담과 관련, 북한은 대북제제를 해제하고 동등한 조건에서 6자회담을 조기 개최하자고 주장할 것으로 보이나 우리측은 대북제제는 6자회담과 무관하며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한 의지를 보여야 6자회담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포럼은 이와함께 테러.초국가범죄.해양안보.비확산 등 글로벌 차원의 주요이슈들도 논의하고 역내 신뢰구축조치(CBMs)와 예방외교, ARF의 미래방향에 대해서도 폭넓은 폭넓은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의장국 베트남은 전체 외교장관 회의에 이어 폐회식을 가진 뒤 논의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며, 이날 오후 또는 24일 오전중 포럼 내용을 요약.정리한 형태의 의장성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ARF는 1992년 싱가포르 제4차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아세안과 역외국가들간 정치.안보대화를 증진시키기로 합의함에 따라 1994년 5월 태국에서 제1차 외무장관 회의를 계기로 공식 출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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