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연가

여울목 김영희

 

 

아롱아롱 아지랑이 봄향기
양 볼에 연분홍 꽃물 들여
하늘가에 맴돌고
겨우내 숨어서 꿈만 꾸던 새싹은
연두색 모자 쓰고 나들이 준비한다

먼 산에 잔설 녹아내리고
나뭇가지 끝에 소살 대는 봄바람이
이별을 손짓하는 겨울바람 뒷모습을
배웅하는 햇살을 따라 나선다

알몸으로 능선너머 누워있는
골짜기마다 바스락 거리는 가랑잎들
메마른 울음 토해내며 시냇물 흐르고
언 땅을 밀어 올리며 솟아오르는 생명들

햇살 바라기사랑 어우러지는 봄날의 만남이
서로 엉켜있는 영혼의 줄기였음을
숲과 나무들과 새싹의 사랑이여라
용마루에 걸터앉은 달항아리 상현달이
환하게 활짝 봄 하늘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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