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불교 1600년 역사에 큰 획 긋는 사건
[천지일보=이길상 기자] 부처님의 원음 설법 ‘산스크리트 대장경’이 한국에 왔다. 대각교단 석가산 총재는 17일 오후 10시 인천공항에 입국하면서 스님·신도들과 함께 1질 111권으로 구성된 티베트 라사에서 조성된 산스크리트 대장경 목판본을 가지고 들어왔다. 석 총재를 비롯한 일행들은 대장경 목판본을 봇짐으로 등에 메거나 머리에 이고 공항 게이트를 나왔다.
석 총재는 공항에서 본지와의 인터뷰 중 “중국의 대장경은 산스크리트 대장경을 번역한 것인데 번역 과정에서 문제가 많았다”며 “번역할 때 고의적으로 중국사상이 깃들었으며, 모르고 번역을 못한 부분도 있고, 음역이 틀리기 때문에 진언(眞言)은 전부 잘못돼 있다”고 말했다. “고려대장경은 중국 삼장법사가 산스크리트 대장경을 한자(漢字)로 번역한 것을 그대로 목각한 것”이라고 석 총재는 설명했다.
이어 “부처님의 원음(原音) 설법이 한국에 왔다. 이것이 그대로 번역된다면 부처님 말씀을 올바로 전하게 되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잘못 번역된 부처님 말씀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에 들어온 대장경은 ‘산스크리트 대장경 목판본’으로 티베트가 공산화되기 전인 1940년경에 만들었으며, 전 세계에서 2질 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목판본의 원판은 2대 달라이 라마 때인 1483년에 목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처음에는 산스크리트 대장경 영인(복사)본 1권을 티베트 뚤리사원으로부터 선물을 받았다. 그 후 사원 측과 대화 도중 산스크리트 대장경을 한국어 번역을 하는데 뜻을 같이 하기로 협의를 했고 산스크리트 대장경 전체를 석 총재에게 준 것이다. 아울러 한국스님을 티베트에 보내어 티베트 승려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기로 협의하고, 티베트 승려들이 한국을 방문해 공동번역을 하기로 했다.
석 총재는 산스크리트 대장경을 보면서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석 총재는 “돈을 준다고 주겠는가? 생각해 봐라. 참으로 대단한 일”이라고 감격했다.
‘신수대장경’은 일본이 번역한 대장경인데 일본사람들이 대장경을 만들기 위해서 무려 100년 동안 매년 200명씩 사람을 보내 산스크리트어를 배우게 했으며 50년이 걸려 신수대장경을 만든 것이라고 석 총재는 설명했다. 그러나 ‘고려대장경’은 중국이 번역한 것을 그대로 옮긴 것이라고 석 총재는 주장했다.
석 총재는 “한국 불교 1600년 동안 산스크리트 대장경이 전량 들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석 총재와 티베트에 함께 다녀온 법광스님(세계불교 법륜종 종정)은 “산스크리트 대장경이 한국에 온 것은 모든 불자들이 기뻐할 일”이라며 “한국불교 역사에 큰 획을 긋는 뜻 깊은 날”이라고 감격했다.
수암스님(동방불교대학 교수)은 “산스트리트어 대장경은 매우 귀중한 것으로 그 것이 번역된다면 불교의 큰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티베트 방문 성과에 대해 석 총재는 “산스크리트 대장경이 한국에 들어 온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며, 티베트 승려들이 한글을 배우기로 한 것과 한국과 티베트가 공동으로 역경사업에 참여한다는 것은 더욱 의미있다”고 요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