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미국의 마약 수요로 인한 참사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멕시코가 지난 5년 동안 마약 갱단에 맞서 ‘마약과의 전쟁’을 치른 대가로 2만 50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국가적 위기를 맞고 있다.

멕시코는 지난달 28일 지방선거가 일주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당선이 유력했던 야당의 주지사 후보가 괴한에게 목숨을 잃은 데 이어, 이번 달 1일에도 멕시코 남부의 한 현역 시장과 지방의회 의원이 살해되는 등 정치인들에 대한 테러 행위로 극도의 공포에 빠졌다.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이 반드시 마약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겠다고 선포함에 따라 갱단 폭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나섰던 정치인들이 갱단 폭력의 타깃이 됐고, 이들은 목숨의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최근에는 마약갱단들이 고속도로에 매복해 있다가 도로를 달리던 차량을 막고 무차별 총격을 가해 연방 경찰 12명이 숨지는 등 범죄수법이 갈수록 지능화 되고, 총기와 수류탄 등 고전적인 방식에서 원격조정 차량폭탄과 같은 테러조직 양상으로 바뀌고 있다.

4대 마약 조직은 멕시코 전국을 4개의 큰 지역으로 나눠 장악하고 있고, 일부는 멕시코에 전국적으로 뻗어있는 송유관에 구멍을 내 석유나 천연가스를 훔치는 등 국가적 논란거리가 될 범죄 행위를 서슴치 않았다.

17일 외신에 따르면 멕시코 최악의 범죄도시로 꼽히는 미 접경지역인 시우다드후아레스 시에서 발생한 차량 폭탄테러로 인해 경찰관 2명 등 4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 15일 EFE통신이 멕시코 제 2도시인 북부 몬테레이 외곽 폐차장에서 마약 갱단에 희생된 것으로 보이는 산성용액에 절인 시신들이 담겨 있는 석유통들이 발견됐다고 전해 세계적으로 충격을 주었다.

특히 누에보 레온주에서는 갱단들이 미국으로 통하는 마약 밀매권을 놓고 다투면서 살해와 시체유기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멕시코 마약 전쟁의 본질이 미국 국내의 끝없는 마약 수요에 있다는 점을 인정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등 미국 각료들이 멕시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마약 전쟁에 장기적인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즉 멕시코의 마약 조직이 급속도로 번창하고 통제되지 않는 데 대해 정책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미국 내 마약에 대한 근본적인 수요 감소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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