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metoo)’ 캠페인 모습 (출처: pixabay)
‘미투(metoo)’ 캠페인 모습 (출처: pixabay)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오늘은 또 누구?”

성폭력 고발 운동 ‘미투(me too)’가 법조계, 문단, 공연계에 이어 연예계까지 들불처럼 번지면서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폭로가 쏟아지고 있다.

익명이든 실명 공개든 폭로는 최근 일뿐만 아니라 수십 년 전 일까지 시기 불문 터져 나오고 있다.

이들의 폭로에 용감한 고백이라며 대중의 위로와 응원이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엉뚱한 사람이 가해자로 지목되는 등 마녀사냥식 ‘묻지마 폭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이미지가 생명인 연예인의 경우, 진위와 상관없이 이름이 거론되는 순간 큰 타격을 입는다.

▲ “미투 운동 응원합니다”

많은 배우들이 ‘미투 운동’에 공감하고 응원을 보내며 힘을 보태고 있다.

원로배우 이순재는 8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미투 운동’을 통해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의 변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순재는 성추행 피해자가 된 후배 배우들에게 “사실 하나의 꿈을 가지고 이 분야에 들어왔다가 그런 참담한 일을 당하고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다”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모든 것이 새롭게 될 거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 다시 무대에 섰으면 좋겠다. 이 모든 일은 피해자 잘못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가해자들에 대해서는 “경중은 있겠지만 자숙을 한다는 사람은 꼭 자숙을 해야 하고, 이제부터 ‘나 죽었소’ 하고 평생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배우 김남주는 지난 2일 진행된 JTBC ‘미스티’ 기자간담회에서 “사실 요즘에 미투 운동을 많이 관심 있게 보고 있다. 이런 용기 내서 목소리 내주신 분들께 귀를 기울이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남주는 이어 “이런 일들로 연예계에 썩은 부분 도려내고 우리 연예계가 정화되는 기회되면 좋겠다는 생각한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유이도 같은 날 MBC ‘데릴남편 오작두’의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같은 여자의 입장에서는 (미투 운동을) 지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태리는 지난 1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 출연해 ‘미투’ 운동 지지 의사를 밝히며 “이런 운동들이 폭로와 사과가 반복되다가 끝나는 게 아니라 피해자들의 말대로 ‘앞으로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길 바란다’는 마음이 더 큰 거 같다. 이 운동이 꼭 더 나은 사회구조를 만들 수 있는 길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배우 최희서, 신소율, 김지우가 자신의 SNS에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고 밝히며 ‘더 나은 사회’를 소망했다.

▲ 묻지마 폭로 위험도

연예인을 겨냥한 미투 폭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미투 운동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새어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미투 폭로에 고개를 숙인 연예인은 조재현, 오달수, 조민기, 최일화 등이다. 이들은 꼬리에 꼬리는 무는 추가 폭로를 불러왔다.

반면 곽도원의 사례처럼 사실과 맞지 않은 무분별한 폭로도 있었다.

곽도원 측은 미투 폭로에 이름이 거론되자 “사실무근”이라고 즉각 입장을 발표했고 이후 추가 폭로는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이름이 거론된 것만으로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미투의 본질을 흐리는 묻지마 폭로도 감지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아이디 miso****라는 네티즌은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해주고 배려는 해주지만 그 사람 말을 무조건 믿어서는 안 됨. 일단 가해자로 지목되는 순간 사실관계는 따지지도 않고 그냥 무조건 비난받게 된다면 미투 운동은 자칫 마녀사냥이 될 수도 있음”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아이디 ashl****라는 네티즌은 “연예인들 진짜 불쌍한 게 이런 일에 한 번 이름 오르내리면 그냥 낙인 찍혀서 진실이 무엇인지 중요하지 않고 그냥 분풀이 대상으로 악플 달리고 마녀사냥 당해 버림. 미투하는 건 좋은데 무조건 실명까라 이게 연예인 카더라 찌라시랑 대체 뭐가 다르냐?”고 적었다.

또 풍문을 댓글로 달거나 연예인에게 원한을 가지고 흠집을 내려는 시도도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7일에는 보컬 그룹 2AM 출신 이창민이 미투 가해자로 오인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