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법률 지원 못 받는 이주민의 든든한 이웃 되고 싶다”
[인터뷰] “법률 지원 못 받는 이주민의 든든한 이웃 되고 싶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천지일보=박완희 기자] 이주민지원공익센터 ‘감동(감사와 동행)’ 대표 고지운(40) 변호사가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구 변호사교육문화관 사무실에서 진행한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주민 법률 지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2
[천지일보=박완희 기자] 이주민지원공익센터 ‘감동(감사와 동행)’ 대표 고지운(40) 변호사가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구 변호사교육문화관 사무실에서 진행한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주민 법률 지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3.2

 

이주민지원공익센터 ‘감사와 동행’ 고지운 변호사

 

“희망 주는 일이라 매우 감사”

범죄 피해 적극 지원하고파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우리 사회에 소외된 내국인도 많지만, 소외된 이주민도 많습니다. 더욱이 이주민은 타지에서 생활하며 언어적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법적 분쟁에 휘말렸을 때 내국인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에요. 현재 많은 다문화 가정이 있고 아이들이 있는 만큼 이주민을 우리 이웃으로 생각하며 함께 사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이주민지원공익센터 ‘감동(감사와 동행)’의 대표인 고지운 변호사(40, 변호사시험 1회)는 공익센터 활동에 대한 소회를 이렇게 밝혔다. 서울 서초구 변호사교육문화관 사무실에서 지난 2일 만난 고 변호사는 2014년 3월 ‘감동’을 설립해 이주민에 대한 법률서비스 지원과 방문 상담, 무료 소송 지원, 이주 관련 법제도 연구를 하고 있다.

지난 2016년 3명의 변호사(외국 변호사 1명 포함)와 함께 공익센터 활동을 하고 있다. 이주민은 현재 이주노동자, 이주여성, 이주아동, 난민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고 변호사는 ‘감동’ 활동을 통해 이주민의 딱한 사정을 자주 접한다. 이주민과 관련한 법제도의 미비로 체류자격이 갑자기 취소돼 외국인보호소에 구금된 이주민, 사업장에서 다쳤지만 산업재해 인정을 받지 못하는 이주노동자, 가정폭력이 심해 도망을 나왔지만, 양육권을 빼앗겨 아이를 보지 못하는 이주여성, 가정폭력에 고스란히 노출된 이주아동 등 우리 주변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주민이 많다고 말했다.

이들 이주민에 대한 상담지원을 하면서 고 변호사는 통역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이주민은 현재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 내국인과 똑같이 상담지원을 받고 있다. 그러나 통역 등 지원 인프라가 부족해 ‘감동’과 같은 민간단체에도 이주민이 많이 찾고 있는 실정이다.

고 변호사는 “공단에서 전문적인 법 지식을 알려주고 소송을 진행하는데, 체류자격이 보존돼야 소송을 계속 할 수가 있다”며 “(이주민은) 체류자격이 보존되지 않을 경우, 법률지원을 받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감동’은 지자체나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는 비영리 민간단체다. 100% 후원금으로 운영한다. 이 때문에 후원 유치도 해야 하고 이주민 지원활동에 대한 홍보도 해야 하는데,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아무래도 무료로 법률 지원을 하다 보니, 재정적인 어려움도 뒤따른다. 다행히도 서울지방변호사회로부터 사무실 공간을 지원받고 있다.

고 변호사는 “이런 지원이 없었다면 공익센터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사명감이 아니면 이런 일을 하고 어려울 것 같다고 하자 고 변호사는 “그래도 이 일을 꼭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구금에서 해제되거나 임금체불과 폭력적인 상황에서 벗어났을 때, 삶을 포기했던 이주민이 ‘다시 살아야지’라고 하면서 힘을 냈을 때 등 그들의 인생에 희망을 줄 수 있는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감사하죠. 제가 태어나서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부여됐다는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공익센터 활동을 하면서 고 변호사는 여러 가지 벽에 부딪힐 때가 많다. 무엇보다 우리 사회의 인식이 변화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 변호사는 “정상적인 절차를 밟고 들어와서도 피해를 봤을 때 법제도를 몰라 체류 자격이 박탈되는 이주민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등록 체류 이주민만 도와준다는 인식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며 “게다가 이주민은 범죄를 저지르는 범법자라는 인식이 있는데, 제가 접한 많은 사건 중에는 범죄 피해자가 되는 이주민도 많다”고 말했다.

여기에 각종 범죄의 피해자가 됐을 때 원활한 권리 구제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주민은 언어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경찰·검사 앞에서 피해를 호소함에도 잘 전달되지 않고 법리적으로 잘 정리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주민은 특히 범죄 피해를 당해도 체류 자격 문제 때문에 이야기를 못 하는 경우가 있다. 성폭력 등을 당하고도 막상 신고하려고 하면 가해자가 본국으로 추방한다는 거짓말로 협박하기도 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심적으로 힘들어하고 그 공포감이 더해져서 신고를 못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고 변호사는 “앞으로 (이주민의) 범죄 피해에 대한 지원이나 한국인으로부터 가해를 당했을 때 원활하게 법률적인 조력이 가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