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 1건도 국보 승격
김홍도 회화 등 보물 지정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서인 삼국사기가 편찬 이후 870여년 만에 국보로 승격됐다.
문화재청은 삼국사기 2건과 삼국유사 1건을 국보로 승격하고, 김홍도·신윤복의 회화 작품과 나전칠기를 이용한 공예품 등 8건을 보물로 지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삼국사기는 1145년(고려 인종 23년)에 김부식(金富軾, 1075∼1151)의 주도로 제작됐다. 삼국사기는 신라·고구려·백제의 흥망과 변천을 상세하게 정리한 책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 주도 편찬 역사서다. 삼국사기는 편찬 이후 873년 만에 처음으로 국보로 지정됐다.
이번에 국보가 된 삼국사기는 총 2건으로 경주 옥산서원과 개인이 소장하고 있다. 각각은 국보 제322-1호와 국보 제322-2호로 지정됐다.
국보 제322-1호 옥산서원 삼국사기는 고려 시대의 원판과 조선 태조 때, 중중 7년 때(1512년) 새로 만든 판이 혼합된 특징을 가지고 있다. 국보 제322-2호 삼국사기는 옥산서원 삼국사기와 비슷한 판본을 바탕으로 인출한 책이다. 인출 당시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가치가 있다.
문화재청은 국보 제322-1호, 제322-2호 삼국사기에 대해 “두 건 모두 총 9책의 완질본”이라며 “고려에서 조선 초기까지 학술 동향과 목판인쇄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자료”라고 말했다.
국보로 승격된 또 다른 역사서인 삼국유사는 고려 일연(一然) 스님이 1281년(충렬왕 7년) 고조선부터 후삼국의 역사·문화에 관한 설화 등을 종합해 기록했다. 지금까지 2건이 이미 국보로 지정 됐고, 이번에 국보로 승격한 삼국유사는 ‘삼국유사 권1~2(三國遺事 卷一～二)’다.
‘삼국유사 권1~2(三國遺事 卷一～二)’는 조선 초기 판본으로, 총 5권 중 권1~2권만 남아있으나 결장(缺張)이 없는 완전한 인출본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또 1512년에 간행된 삼국유사 중 판독하기 어려운 글자를 보완하고 현존하지 않는 인용문헌을 확인 할 수 있어 의의가 있다. 해당 문화재는 국가지정문화재 국보 제306-3호로 등록됐다.
이와 함께 대한불교조계종 해인사 용탑선원에 있는 불교경전·경전모음집 1건과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품 6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보관 중인 나전칠기함 1건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됐다.
먼저 보물 제1968호로 지정된 보물은 ‘금강반야바라밀경 및 제경(金剛般若波羅蜜經 및 諸經)’으로 고려 공민왕 19년(1370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보물은 고려 시대 유행한 각종 불교경전과 관련 자료로 구성된 경전 모음집이다. 발문과 시주 명단에 간행시기와 참여자 등이 기록 돼 있어 고려시대 불교경전 연구에 활용될 수 있다. 보물 제1969호는 조선 후기 대표 서예가인 원교 이광사의 ‘이광사 필 서결(李匡師 筆 書訣)’이다.
김홍도의 그림 3점은 동시에 보물로 지정됐다. 선비가 말을 멈추고 시선을 돌려 버드나무 위의 꾀꼬리를 바라보는 모습이 그려진 풍속화 ‘김홍도 필 마상청앵도(金弘道 筆 馬上聽鶯圖)’는 보물 제1970호로, 중국의 역대 인물들의 일화를 주제로 그린 ‘김홍도 필 고사인물도(金弘道 筆 故事人物圖)’는 보물 제1971호로 지정됐다. 또 나귀를 거꾸로 타고 가면서 책을 읽는 당나라 때의 신선(神仙) 장과로(張果老)를 그린 도석화(道釋畵) ‘김홍도 필 과로도기도(金弘道 筆 果老倒騎圖)’는 보물 제1972호로 등록됐다.
조선 후기 김홍도와 쌍벽을 이룬 신윤복의 ‘신윤복 필 미인도(申潤福 筆 美人圖)’는 보물 제1973호로, 조선 궁중에서 식사와 음식을 담당한 중앙관청 중 하나인 사옹원(司饔院)에서 사용한 백자인장 ‘백자 사옹원인(白磁 司饔院印)’은 보물 제1974호로 지정됐다.
마지막으로 고려 시대 대장경(大藏經) 등 두루마리 형태의 불교경전을 보관하기 위해 만든 ‘나전경함(螺鈿經函)’은 보물 제1975호로 등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