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 배우 김명민. (제공: ㈜쇼박스)
영화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 배우 김명민. (제공: ㈜쇼박스)

 

자칭·타칭 조선 제일 명탐정 ‘김민’으로 돌아와

8년 동안 함께한 배우·스태프와 최고의 호흡 뽐내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나는 최고가 아니요. 최애애애애애애고요.”

한국 영화계의 대표적인 코믹 시리즈물 ‘조선명탐정’의 주인공 ‘김민’ 역을 맡은 배우 김명민의 대사다.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방법으로 시대를 뛰어넘는 과학 수사를 펼치는 김민은 자칭·타칭 조선 제일의 명탐정으로 하늘 아래 명탐정은 자기뿐인 줄 허세 가득한 탐정이다.

다른 배우가 했다면 오글거리고 얄미운 캐릭터지만 배우 김명민은 자신이 명석하다는 것을 알고 교만을 떠는 캐릭터 김민으로 완벽하게 분해 관객에게 큰 웃음과 재미를 전한다.

‘조선명탐정’의 세번째 시리즈 영화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조선명탐정3, 감독 김석윤)’로 돌아온 김명민은 이번에도 영혼의 단짝 오달수(서필 역)와 함께 최고의 호흡을 자랑한다.

지난 8일 개봉한 영화 ‘조선명탐정3’은 옛 서적에서 기록으로만 이어져 오던 흡혈 괴마를 물리치기 위해 ‘김민’과 ‘서필’이 과학수사로도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한 사건에 뛰어드는 이야기다. 설 연휴 흥행강자로 시리즈물의 명맥을 이어온 ‘조선명탐정3’은 연휴 기간 내내 일관객수가 증가하는 흥행 상승곡선을 그리며 강력한 입소문을 바탕으로 관객을 극장으로 이끌어 개봉 11일째인 18일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8년이라는 세월을 함께 한 영화이기에 김명민의 ‘조선명탐정’ 시리즈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은 각별하다. 솔직하고 담백하게 인터뷰에 응하기로 소문난 그는 ‘조선명탐정’ 촬영 현장을 “더할 나위 없었다”고 표현했다.

영화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 배우 김명민. (제공: ㈜쇼박스)
영화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 배우 김명민. (제공: ㈜쇼박스)

 

다음은 김명민과의 일문일답.

-‘조선명탐정’의 세 번째 시리즈다. 촬영 현장에서 배우, 스태프와의 호흡이 좋았다고 들었다.

(오)달수형과 저뿐 아니라 스태프들까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카메라 스태프들이 배우의 워킹을 뭐할지 예측해서 촬영할 정도였다. 보통 연기를 하다 보면 배우들이 예기치 않은 행동을 해서 카메라로 촬영할 때 변수가 많다. 그런데 우리 스태프들은 배우의 연기를 따라 카메라가 바로 이동할 정도로 호흡이 기가 막히게 잘 맞는다.

이런 현장은 없다. 시작할 때 끝나는 게 두려운 현장이었다. 여행 가기 전에 짐 싸면서 설레고, 여행 끝나고 돌아가기 전날부터 우울해지지 않느냐. 그게 바로 이 현장이었다. 그래서 달수형과 저는 촬영 전 ‘어디서 무슨 막걸리 먹을까’ 등의 얘기를 주로 했다. 어떻게 할지는 서로에게 맡겼다.

-‘조선명탐정3’은 이전 시리즈와 장르와 영화의 전체적인 색이 다르게 느껴진다.

그게 ‘조선명탐정’의 특화된 장점이다.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김민과 서필 콤비를 유지하되 장르나 소재에 구애받지 않는다. 이번 편은 1, 2편과 하고 다르게 드라마가 탄탄하고 톤 앤 매너가 명탐정의 장르를 벗어난 느낌이다. 뒷부분을 갈수록 ‘이 영화가 명탐정이 맞나’ 싶은데 이 부분이 저는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왔다. 4, 5편으로 가면 또 다른 시도를 할 것 같다.

영화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 배우 김명민. (제공: ㈜쇼박스)
영화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 배우 김명민. (제공: ㈜쇼박스)

 

-1, 2편이 흥행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사실 저희는 1편이 잘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저희는 얼마나 많은 분이 보실지 모르겠지만 욕심내지 않고 재미있게 보고, 남부끄럽지 않은 코믹영화 한편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그래서 흥행한 게 아닌가 싶다. 2편도 마찬가지다. 약간의 부담감은 있었다. 1편의 성공에 힘입어서 많은 분이 명절에 극장에 가서 찾아주셨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명절에 봐야 할 영화가 됐다.

-시리즈물이기 때문에 전편보다 더 나은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이 클 것 같다.

편을 거듭할수록 무조건 나아져야 한다는 고민은 늘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만들 의미가 없다. 연기하는 배우들보다는 각색하는 감독님께서 많은 고민을 하신 것 같다.

제 연기를 이야기하자면 1탄에서는 김명민과 김민이라는 캐릭터의 틈을 완전히 벌려 버리면 관객이 이질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1편에선 간을 본 연기를 했다. 최대한 김민처럼 연기하겠지만 한번에 다 보여주지 않았다. 2편에서는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관객에게 김민≠김명민이라는 학습이 됐다. 그래서 2편에선 좀 더 간을 보고 3편에서는 완전히 내려놓았다.

-한국에는 시리즈물이 별로 없다. 많은 팬이 ‘조선명탐정’ 시리즈가 계속되길 바라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세대를 함께 아우르면서 함께 하는 시리즈물이 소중한 것 같다. 우리나라에도 나와 함께 세월을 먹어가는 영화가 있었으면 좋을 것 같다. 저는 어릴 때 명절에 성룡 영화를 보면서 자랐다. 그때 성룡 영화가 한국영화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 앞으로 4, 5, 6편이 나올지 모르겠지만 나중에 자녀와 손잡고 영화관에 가서 보는 영화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원해서 청원 글이 막 올라오고 그랬으면 좋겠다. 모두가 범국민적으로 왜 다음 편이 안 나오느냐고 청원 운동하는 분위기로 가야 한다. 우리만의 잔치가 돼선 안 된다. 3편까지 온 것도 관객들의 힘이다. 자력으로 가져가는 힘은 3탄까지고 4, 5탄은 넘어서려면 관객들의 힘이 필요하다. 나중에 우리 영화 VIP 시사회할 땐 떡도 만들고 돼지머리고기도 먹으면서 잔치를 벌였으면 좋겠다.

영화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 배우 김명민. (제공: ㈜쇼박스)
영화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 배우 김명민. (제공: ㈜쇼박스)

-3편에서 다양한 이야기가 나와서 그런지 개연성이 부족하게 느껴지는데.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절대 시대를 따지고, 파헤치거나 논리적으로 생각하려고 하지 마라. 영화를 보면서 내려놓고 최대한 즐겨야 한다. 그게 우리 영화의 장점이다. 한국 영화에서 명탐정만큼은 조금 내려놓고 보셔도 된다.

-많은 후배 배우가 최민식과 함께 닮고 싶은 배우로 꼽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단계가 있다면 저는 현장에 충실하고 캐릭터를 분석해서 최선을 다해서 연기하는 단계다. 최민식 선배님은 대배우다. 언젠가 은퇴를 할 텐데 하기 전에 해야 할 것도 많고 저는 아직 중간 정도에 못 미치는 것 같다.

저는 산을 좋아한다. 산이라는 게 오르막 내리막이 연속되기 때문에 정상이 눈앞에 보여도 잡히지 않는다. 오르막에서 내리막을 올라가고 다시 오르막에 가서 정상에서 ‘야호’하고 내려가야 하는데 거기에서 느껴지는 것들이 진짜 많다. 지금 저는 배우로서 오르막과 내리막의 연장선에 있다. 언제 내리막일지 오르막이 될지 모른다.

그렇지만 슬럼프는 최고의 기회라고 본다. 나 슬럼프에 빠졌다. 우울하다 그러면 저는 축하해준다. 앞으로 올라갈 일밖에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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