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9일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냉전 이후 최대 규모의 스파이 맞교환이 이뤄졌다.

뉴욕 라과디아 공항을 출발한 보잉 767-200 전세기와 모스크바를 출발한 러시아 비상사태부 소속의 야코블레프 야크-42 여객기는 이날 오전 11시15분께(현지시각) 빈 국제공항에 수분 간격으로 도착한 뒤 활주로 외곽 구역에서 서로 반대 방향을 향해 나란히 멈춰 섰다.

이후 소형 버스 한 대가 두 비행기 사이를 오가는 모습을 보였으며 1시간30분 만에 여객기들은 서둘러 공항을 떠났다.

현지 소식통들은 러시아 여객기가 미국에서 체포됐던 러시아 정보요원 10명을 태우고 출발했으며 보잉기로 서방 정보기관을 위해 활동하다가 붙잡힌 러시아인 스파이 4명의 신병을 넘겨 받은 뒤 곧바로 이륙했다고 전했다.

목적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러시아 여객기는 모스크바로, 미국 전세기는 런던을 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립국인 오스트리아는 냉전 시절에도 긴장완화를 위한 미·소 양대 진영의 협상이나 외교적 타협 장소로 활용됐었다.

미국과 러시아는 지난 8일 안나 채프먼 등 미국에서 활동하다 지난달 27일 체포된 러시아 스파이 10명 전원과 러시아에서 미국.영국 등 서방 정보기관을 위해 활동한 혐의로 수감돼 있던 러시아인 4명을 각각 풀어주기로 합의했었다.

이에 따라 미국 맨해튼 법원은 러시아 정보요원에 추방 명령을 내렸으며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도 미국과 영국 등 정보기관을 위해 활동하다 체포된 러시아인 4명을 사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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