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시세, 700만원 밑으로 뚝
가격 급락 탓에 투자자 신규자금 투입 안해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지난달 30일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가 시작됐지만 1주일이 다 되도록 실명전환율이 10%를 밑돌고 있다.
가상화폐 실명제는 은행이 실명 확인을 한 계좌에서만 가상화폐 투자를 위해 거래소에 돈을 입금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에 따라 IBK기업은행과 NH농협은행, 신한은행이 실명제 전환을 해야 하는 계좌 수는 총 174만 5000개인데, 지난 4일 기준 실명전환 계좌는 14만 3300개(8.21%)에 불과했다.
은행과 거래소별로 살펴보면 기업은행과 거래하는 업비트는 총 57만개 계좌 중 7만 1000개 계좌가 실명확인을 해 전환율이 12.46%였다. 신한은행과 코빗이 12만 5000개 중 1만 2300개 계좌로 9.84% 실명전환했고 농협은행의 코인원은 15만개 중 1만 3000개로 8.67%, 농협은행과 빗썸은 90만개 계좌 중 4만 7000개로 5.22%의 실명전환율을 보였다.
실명전환을 해야 가상화폐 거래소에 투자를 위한 신규자금을 넣을 수 있지만, 돈을 더 투자할 생각이 없다면 서둘러 실명 확인을 할 필요가 없다. 실명전환을 하지 않아도 가상화폐를 판 돈을 뺄 수 있고 기존에 넣어둔 돈이 있으면 이를 투자금으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하면서 신규자금을 넣으려는 투자자가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검은 금요일’이었던 지난 2일 비트코인은 코인당 768만 6000원으로 하락하면서 연저점을 기록한데 이어 6일 700만원 밑으로 내려갔다.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비트코인은 668만 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정부의 규제와 함께 거래소 해킹 등의 악재가 겹친 영향 탓이다. 일본의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체크의 해킹으로 5700억원대 가상화폐가 도난당했으며 미국의 테더 코인의 경우 가격조작 의혹이 불거지면서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 도입으로 가상계좌 사용이 중지된 거래소인 코인피아는 거래 중단을 선언했다. 이날 코인피아는 홈페이지를 통해 “본인확인 실명제를 연동해야하는 은행에서 시스템 안정화 등을 사유로 당분간 연동 가능성이 없음을 회신하고 있다”며 “입금중단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거래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