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文, 초동대처 잘했다? 실무 책임 없다는 뜻이냐”
국민의당·바른정당도 “정부, 안전 대한민국 약속 못지켜”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지도부가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와 관련해 문재인 정부의 재난·안전 대책을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참사 이튿날인 27일 화재 현장과 합동분향소 등을 방문해 “송구스럽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소방당국의 초동 대응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초기 대응 미숙과 잇따른 참사로 나타난 재난·안전 대책 미흡을 도마에 올렸다.

홍 대표는 소방대원이 발빠른 초기대응을 했다는 문 대통령의 평가에 대해 “참으로 어이없는 말씀”이라며 “초동대처를 잘했으면 이렇게 참사가 나나. 어떻게 초동대처를 잘했다는 말씀을 하시느냐”고 말해 정면으로 비판했다.

홍 대표는 “대통령께서 여기 와서 할말 없다고 하는 게 정답이지, 여기 와서 ‘초동대처 잘했다’(고 하는 것은) 실무자 책임이 없다는 뜻 아닌가. 어떻게 그런 말씀을 하고 가시느냐”고 질타했다.

홍 대표는 “정부가 아마추어가 되다 보니까 예방 행정을 모른다. 지금이라도 대통령이 전국에 소방점검을 하라고 특별지시를 내려야 한다”며 “그렇게 하면 화재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져서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전날 화재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세월호 참사, 제천 참사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이 달라지지 않았다”면서 “국가의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 임무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일인데, 우리 대한민국은 그 기본조차 지키고 있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신용현 수석대변인은 국민안전을 핵심 국정목표로 삼겠다는 문 대통령의 신년사를 언급하고 “최근 잇따르는 대형 화재참사, 크레인 사고 등의 사건사고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음에도 정부당국은 참사의 반복을 막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른정당 역시 문 대통령에 대해 “ ‘안전 대한민국’을 내걸고 출범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잇따른 대형 참사를 막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는 무한 책임의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정부 책임을 주장했다.

여당인 민주당은 이번 참사와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역점을 두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홍 대표를 향해선 “한때나마 경남도정의 책임자였던 홍준표 대표는 현장을 찾아 사과하는 것이 먼저”라고 홍 대표 책임론을 주장했다.

한편 밀양시는 이날 종합 브리핑에서 세종병원 의료진과 직원들이 부상자로 추가되면서 사상자는 전날 143명에서 188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사망자 수는 37명으로 변함이 없었다. 이날 브리핑에 따르면 151명의 부상자 중 응급 환자는 9명, 경상자는 142명이다. 또한 응급 환자 가운데 2명은 의식이 없는 상태다.

사고를 조사 중인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전기안전공사가 원인 규명을 위한 합동감식에 본격 착수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