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군사위 청문회서 ‘북핵’ 진단·조언
“핵 확산, 전 세계 날릴 중대 문제”…
“군사옵션, 역사가 안 좋게 평가” 분석
‘쌍중단’에 대해선… “북핵 해체가 먼저”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 외교 원로들이 북핵 문제를 가장 큰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고 핵 확산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25일(현지시간) 상원 군사위원회는 청문회를 열고 ‘미국의 국가 안보 전략’을 주제로 헨리 키신저(94) 전 국무장관, 조지 슐츠(97) 전 국무장관, 리처드 아미티지(72) 전 국무부 부장관을 증인으로 채택해 현 정세에 대한 진단과 조언을 청취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 등은 전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국제적 평화·안보에서 가장 당면한 도전은 북한”이라며 “핵 도미노 현상을 우려한다. 북한의 비핵화가 미국 전략의 궁극적인 목표가 돼야 한다. 이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다른 나라들의 핵무기 확산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슐츠 전 국무장관은 “핵무기 확산이 전 세계를 날려버릴 수 있는 중대한 문제”라며 “레이건 대통령 시절 핵무기를 비도덕적인 것으로 여겼고 당시 우리는 핵무기 감축을 위한 많은 성과를 얻어냈다. 하지만 현재 두려움이 없이 핵 확산으로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더 많은 나라가 핵무기를 가질수록 어디선가 핵무기가 터질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라며 “더 많은 핵분열성 물질이 널려있을수록 무기를 만들기도 쉬워진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시아 전역에 걸쳐 핵무기 확산이 일어나게 되면 중국이 매우 불편해할 것”이라며 “중국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한다면 얻을 게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평양이 핵과 대륙 간 탄도 미사일 개발을 성취한 이후에서야 이러한 활동을 좌절시키기 위한 조치들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국제 사회가 용인할 수 없는 결과가 되돌리기 힘들게 되기 직전의 상태까지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최대 압박 전략으로 북한의 핵 야욕을 억제하는데 일부 효과를 냈지만 핵무기 개발을 멈추는 돌파구를 찾지는 못했다”고 했다.
그는 “북한은 정권 유지를 보장하기 위해 핵무기를 획득했기에 이를 포기하는 건 자살행위라고 생각할 것”이라면서 “북핵 6자 회담의 재개나 미·중 간 별도 채널 가동 등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가장 좋은 경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측이 주장하는 ‘쌍중단(雙中斷, 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동시 중단)’에 대해서 키신저 전 장관은 “합법적인 안보 작전과 수십년간 안보리가 규탄해온 (북한의) 활동을 동일시하는 것”이라며 “이는 한반도 비핵화를 완수하지도 진전시키지도 못할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이어 그는 “완전한 비핵화로 가는 중간 단계들이 협상 과정에서 있을 수 있지만, 이는 평양 내의 무기들의 해체라는 궁극적 목적을 향할 때 가능한 일”이라며 “북한이 무기 개발의 시간을 버는 것만 도와줬던 과거 협상의 실수를 반복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미국의 대북 군사옵션에 대해서 키신저 전 장관은 “미국의 독자적인 대북 선제공격이 위험하다”며 역사학자로서 지적한다고 했다.
그는 “정치적 결과에 대해 숙고하지 않고 추상적인 군사 계획에만 의존한다면 되돌릴 수 없는 결과를 나을 수 있다”며 “세계 1차 대전을 시작한 어떤 지도자들도 그것이 초래할 결과를 알았다면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슐츠 전 장관도 “레드라인을 도출해내는 데 있어서 매우 조심해야 한다. (국방부의 핵 태세 검토 보고서 관련) 초안을 읽었는데 핵무기 사용에 대한 의향을 암시하는 것으로 보여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친구인 윌리엄 스윙 국제이주기구 사무총장의 어록에 ‘핵 버튼 위에 손을 올려놓고 백만 명을 죽일 수 있는 무언가를 시작한다면 당신은 더는 대통령이 아니라 신이다’라고 지적했다. 무기들은 비도적적이며 우리는 이것들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은 “유감스럽게도 현 행정부의 미국 외교정책은 일관성이 부족하다”며 “이는 미국의 국제적 역할에 대한 불확실성을 초래하고 우리는 미국의 리더십 상실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