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목사 미인대칭국민운동본부

미인대칭을 실천하다 보면 여러 가지 오해에 부딪친다. 우리는 자신에 대해서도 오해하고, 다른 사람에 대해서도 오해를 하고 있다.

몇 년 전 틱낫한 스님의 <화>라는 책이 명진출판에서 번역되어 밀리언셀러가 되었다. 왜 한국 사람들이 <화>라는 책을 그렇게 많이 읽을까? 그것은 그 책이 한국인의 마음을 잘 대변해 주기 때문이다.

필자는 명진출판사의 부탁으로 <화>에 대해 파이넨셜 뉴스에 서평을 쓰고 책을 선물 받았다. 책을 읽으면서 왜 한국인에게 화가 많을까 생각해 봤더니 서로의 오해 때문이었다. 왜 오해가 생길까? 서로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왜 모르느냐? 결국 대화다운 대화를 한 적이 없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인간은 오해하면 화가 나고, 이해하면 사랑하게 된다. 그렇다면 무엇이 오해하고 화나게 만드는가? 상대방에 대한 배려 없는 말 한마디, 행동, 글, 선입견 그리고 편견 때문이다. 또는 자기 주관적인 사고나, 우월주의, 무지로 인해 오해하고 화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열등의식이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임진왜란 때도 선조의 열등의식이 성웅 이순신을 오해하게 만들어 나라가 크게 어려움을 당하게 되었다. 또 윤두수, 원균의 시기 질투가 이순신에 대한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 사람은 이해하면 사랑하게 되고, 오해하면 화가 난다. 우리는 어떤 문제나 사건이 터졌을 때, 보이는 현상 자체보다 전체를 볼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어떤 문제나 사람에 대해 오해의 눈으로 보는 것과 이해의 눈으로 보는 것은 전혀 다른 결과를 불러온다. 어떤 문제와 사건 앞에서 잠깐 멈추어 하나 둘 셋을 세어 본 다음에 오해할까 이해할까를 빨리 대입해 보라. 그러면 어떤 사람이 오해하고 싶겠는가?

필자는 다음의 공식을 만들어 십여 년을 가르치고 있다. 5-3=2이듯이 ‘5, 오해하고 또 오해해도 -3, 세 번만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2, 다 이해’ 할 수 있다. 한국인은 어떤 일이 생기면 생각을 참 많이 한다.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생각하면 며칠 밤을 곰곰이 생각을 한다. 문제는 생각은 많이 하는데, 다 내 입장에서만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생각하면 할수록 죽일 놈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결국 용서할 수 없는 원수가 되고 만다. 수많은 생각 중에 한 번만이라도 상대방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좋으련만.

이제는 오해가 아니라 이해부터 하자. 2+2=4이듯이 ‘2, 이해하고 +2, 이해하면 =4, 천하의 원수라도 다 사랑’ 할 수 있다. 그런데 많은 경우 가정과 지역사회에서 우선 큰소리부터 낸다. 몇 년 전에 집 앞에서 있었던 일이다. 물이 고여 있는데 자동차를 급하게 몰고 지나다가 물이 튀겨 60대 할아버지의 옷이 젖었다. 할아버지가 욕을 했고, 운전자는 왜 욕을 하느냐며 차에서 내렸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서로 멱살을 잡고 싸웠다. 60대 할아버지는 왜 물을 튀기고 그냥 지나가느냐고 욕을 하고, 50대 운전자는 왜 욕을 하느냐고 서로에게 잘못을 넘겼다. 온 동네가 떠나 갈 정도로 고성이 오고 갔다. 필자가 말리다 핸드폰으로 경찰에 신고한다고 했더니 자리를 떠났다.

그 광경을 당시 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과 함께 보았는데 참으로 민망했다. 아이들 버릇없는 것보다 더 무서운 질병이 어른들의 이런 고질병이다. 우리의 후대가 무엇을 배우겠는가?

농촌의 인간관계는 어떠한가? 친척 간에, 오빠와 동생 간에, 고부 간에, 이웃 간에, 그리고 동네사람 간에 정말 잘 지내고 있는가? 친척 간에 십 년 전 오해로 집안에 대사가 있어도 서로 피해서 간다. 같은 친척끼리, 한 동네에서 원수로 지내고 있지 않는가?

필자가 농촌 사람들의 인간관계를 깊이 연구하면서 젊은이들보다 연세 든 분들 사이에 문제가 더 많다는 것도 발견했다. 오십 넘은 사람 중에 동네사람, 친척 중에 보기 싫은 사람이 한 명도 없는 분이 얼마나 될까? 이제 21세기 우주촌 시대에 걸맞는 우리의 마음이 필요한 때이다. 이해하면 리더가 되고 오해하면 추종자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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