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체세포핵치환(SCNT)기법을 통한 원숭이 복제에 성공한 가운데 중국 언론들은 ‘서유기’에 나온 손오공이 현실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사진은 중국과학원 신경과학연구소 순창(孫强) 주임 연구진이 복제에 성공한 원숭이 ‘중중(中中)’과 ‘화화(華華)’. (출처: 중국과학원 홈페이지)
중국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체세포핵치환(SCNT)기법을 통한 원숭이 복제에 성공한 가운데 중국 언론들은 ‘서유기’에 나온 손오공이 현실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사진은 중국과학원 신경과학연구소 순창(孫强) 주임 연구진이 복제에 성공한 원숭이 ‘중중(中中)’과 ‘화화(華華)’. (출처: 중국과학원 홈페이지)

“손오공의 현실판” 흥분… 세계최초 ‘영장류’ 복제

전문가 “질병 이해에 도움… 윤리적 문제는 여전”

[천지일보=이솜 기자] 중국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체세포핵치환(SCNT) 기법을 통한 원숭이 복제에 성공해 유명 국제학술지 ‘셀(Cell)’의 24일자에 실렸다. 중국은 서유기에 나오는 ‘손오공 신화’가 현실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25일 중국 중신사 등에 따르면 중국과학원 신경과학연구소 순창(孫强) 주임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영장류를 대상으로 복제에 성공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서유기에서 손오공이 자신의 털을 뽑아 여러 복제된 자신을 만들어내는 대목을 연상케 한다고 흥분하는 모습이다.

이번에 복제기술인 ‘체세포핵치환’ 기법은 난자에서 핵을 제거하고 다른 체세포에서 분리한 핵을 넣어 복제 수정란을 만드는 방식이다. 이러한 수정란을 대리모에 착상시켜 체세포를 제공한 개체와 유전적으로 동일한 개체를 얻게 된다.

지난 1996년 복제양 돌리가 태어난 이후 여러 연구진이 이러한 방법으로 영장류를 복제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모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수정란이 자궁 착상 직전인 ‘배반포기 단계’까지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국 연구진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복제 수정란의 발달을 활성화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낙도에 10여명이 약 5년간 생활하면서 복제 수정란을 실제 상태와 가깝게 제작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에 연구진은 109개의 복제 수정란을 만들고 21마리의 원숭이 대리모에게 나눠서 착상시켰으며, 6마리의 대리모가 수태에 성공해 이 중 2마리가 새끼를 낳았다.

지난해 11월 27일과 12월 5일에 각각 태어난 원숭이들은 ‘중화(中華)’에서 이름을 따서 ‘중중(中中)’ ‘화화(華華)’로 불렸다. 이달 말엔 세 번째 복제 원숭이 ‘멍멍(夢夢)’이 태어난다.

원숭이 복제에 성공한 중국 연구진은 이번 복제기술을 통해 의학계에서는 뇌신경질환이나 암 같은 사람의 질환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번 중국의 영장류 복제에 대해 비판적이거나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순창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영장류 복제에 성공했지만 당장 인간 복제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NY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오리건 보건과학대학의 슈크라트 미탈리포프 박사는 “중국 과학자들이 성인 원숭이개체와 똑같은 원숭이를 복제하기를 원했다면 성공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연구진은 유산된 암컷 원숭이의 피부세포를 채취해 난자를 융합시키는 방법을 이용했다고 NYT는 전했다. 미탈리포프 박사는 지난 2007년 9살의 짧은 꼬리 원숭이를 복제하려다가 실패한 바 있다.

영국 유전학 전문가인 켄트대 대런 그리핀 교수는 “중국 연구팀의 이번 성과가 인간의 질병을 이해하는데 유용할 것”이라면서도 “이런 연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윤리적 틀을 신중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BBC 등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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