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의 임시 예산안 처리 실패로 인해 벌어진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정지)’이 21일(현지시간) 이틀째를 맞으며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지난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휴일에 모자를 쓴 채로 집무실로 나와 대변인과 통화를 하고 있다. (출처: 백악관)
미국 의회의 임시 예산안 처리 실패로 인해 벌어진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정지)’이 21일(현지시간) 이틀째를 맞으며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지난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휴일에 모자를 쓴 채로 집무실로 나와 대변인과 통화를 하고 있다. (출처: 백악관)

트럼프 “핵 옵션 도입” 거론 민주당 압박
백악관 “셧다운 사태, 1주일 넘을 듯”
공화당 “이민문제 다카, 급하지 않아”
민주 “트럼프·공화 노력 부족” 비판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 의회의 임시 예산안 처리 실패로 인해 벌어진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정지)’이 21일(현지시간) 이틀째를 맞았다. 여야는 책임 전가만 하며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사태는 장기화될 가능성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휴일에 모자를 쓴 채 백악관에 나와 공화당에 ‘핵 옵션 도입’이라는 비상조치를 촉구하며 민주당을 강하게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서 “교착 상태가 계속된다면 공화당은 51%(핵 옵션)로 가서, 임시 예산안이 아니라 진짜인 장기예산안을 표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는 예산안 처리에 필요한 상원 의원 100석의 의결정족수 규정을 60석이 아니라 과반으로 변경하고 이번 기회에 30일짜리 임시 예산안이 아닌 1년짜리 정기 예산안을 통과시키도록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에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미국 연방정부의 2018회계연도 예산안 처리 기한은 지난해 9월 말이었다. 하지만 여야 간의 이견이 있어 처리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의회는 초단기 임시 예산안 처리를 통해 ‘셧다운’ 사태를 피해왔다. 이에 지난 12월에는 2주짜리 단계 예산안을 처리해오다가 이번에 결국 ‘셧다운’ 사태가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대로 ‘핵 옵션’을 포함해 상원의 예산안 처리 규정을 과반으로 바꾸면 과반 의석인 51석을 차지하는 공화당이 단독으로 예산안을 통화시킬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 최대 5명도 이번 예산안 처리를 반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핵 옵션 도입은 안건 자체가 부결될 수도 있다.

공화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거절했다. 그는 대변인을 통해 “공화당 컨퍼런스(RCUSS)는 입법 규정을 바꾸는 데 반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공화당과 민주당 지도부는 협상에 실패했다. 이에 연방정부의 행정마비가 발생해 각종 민원 불편이 야기되는 ‘셧다운 사태’는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폭스뉴스에서 믹 멀베이지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은 “민주당이 오는 30일 예정인 트럼프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가 ‘셧다운’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며 셧다운 사태가 1주일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에서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에서 "이번 나의 대통령 당선 1주년에 민주당은 나에게 멋진 선물을 주고 싶은 듯 하다"며 해시태그로 '#DemacratsShutdown(민주당셧다운)' 이라고 달았다. 이는 트위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셧다운을 불러일으켰다고 비판하는 '#TrumpShutdown(트럼프셧다운)'을 비판한 내용이다. (출처: 트위터)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에서는 ‘여성행진(Women's March)’ 행사가 열린 가운데 ‘반(反) 트럼프’ 대규모로 집회로 번지면서 ‘셧다운 사태’와 겹쳤다. 사진은 미국 폭스뉴스의 곳곳의 시위대 모습 당시 모습 (출처: 폭스(Fox) 뉴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에서는 ‘여성행진(Women's March)’ 행사가 열린 가운데 ‘반(反) 트럼프’ 대규모로 집회로 번지면서 ‘셧다운 사태’와 겹쳤다. 사진은 미국 폭스뉴스의 곳곳의 시위대 모습 당시 모습 (출처: 폭스(Fox) 뉴스)

여야는 여전히 이민정책 등과 관련해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다른 모든 안건은 시급하다. 하지만 다카(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 프로그램)는 오는 3월 종료 예정이기 때문에 전혀 시급하지 않다”라며 예산안 처리에서 먼저 다카를 위한 보완을 요구하는 민주당을 비판했다.

이에 민주당 척 슈머(뉴욕) 상원 원내대표는 “의회 지도자들은 내게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하라고 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 지도부와 문제를 해결해 보라고 했다”면서 “공화당과 트럼프 대통령의 해결 노력이 미흡하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한편 전날 20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에서는 ‘여성행진(Women's March)’ 행사가 열린 가운데 ‘반(反) 트럼프’ 집회가 대규모로 열려 ‘셧다운 사태’와 겹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을 맞아 개인별장이 있는 플로리다 주 팜비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기념 샴페인을 터뜨리며 모금행사를 열 예정이었으나, 취소됐다.

또한 ‘셧다운’ 여파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3∼26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에 참석할지도 불투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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