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백은영 기자] 명문대 의대 교수가 마시지도 못할 물을 ‘만병통치 생명수’라고 속여 판 혐의로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30일 ‘질병을 치유하는 데 효과가 있다’며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생명수 제조 약품과 기구 등을 판 혐의(사기 등)로 모 대학교 의대 김모(53) 교수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2006년부터 올해 4월까지 ‘물에 넣어 마시면 자연치유력을 강화시켜 준다’는 정수기 필터용 세라믹 구슬과 관련 전기장비 등 17억 원어치를 허가 없이 판 혐의를 받고 있다.

영국 옥스포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김 교수는 ‘특정 물질의 약리 성분을 전기신호로 바꿔 물에 쬐면 그 물도 똑같은 성분이 생긴다’는 이론을 토대로 프랑스 루드르 지방 물의 성분 정보를 전기형태로 저장한 세라믹 생수 제조제 등을 만들어왔다.

김 교수의 이론에 경찰은 “이 학설은 현대 물리학이나 화학으로 규명할 수 없고 서울대와 키스트(KIST,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의 전문가들도 ‘근거 없는 낭설’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경찰은 “김 교수의 제품으로 만든 물은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의 검사 결과 탁도(탁한 정도)와 수소·이온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해 먹는 물로 쓸 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반면 김 교수는 이번 일을 두고 “현대 과학으로는 측정이 불가능하지만 실제 효과를 본 사람들이 많다”며 “현대 과학의 지평이 조금 더 넓어져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