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rlie and the Chocolate Factory' by Roald Dahl (1995) ©ⓒillustrations Quentin Blake 2017/ Roald Dahl Nominee Limited
Charlie and the Chocolate Factory' by Roald Dahl (1995) ©ⓒillustrations Quentin Blake 2017/ Roald Dahl Nominee Limited

 

60년 넘게 사랑받은 영국 국민 일러스트레이터

‘찰리와 초콜릿 공장’ 원화 등 180여점 작품 전시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영화로 더 유명한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원작 동화를 그린 퀀틴 블레이크(Quentin Blake)의 작품을 전시한 ‘퀀틴 블레이크, 스위트 팩토리(달콤한 공장)’전이 서울 마포구 KT&G 상상마당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20세기 거장 시리즈 기획전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의 주인공 퀀틴 블레이크는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영국 국민의 일러스트레이터다. 퀀틴 블레이크는 지난 60여년간 편안한 그림체와 성인들도 공감할 수 있는 동화들을 꾸준히 발표해왔다.

그의 작품은 동물이나 어린아이들을 모티브로 하며 인생에 대한 진리를 유머로 풀어낸다. 그의 메시지는 날카롭고 진지하지만, 그림체는 따뜻하고 부드럽다.

퀀틴 블레이크 ©¨Ï illustrations Quentin Blake 2017
퀀틴 블레이크 ©¨Ï illustrations Quentin Blake 2017

 

이번 전시에서는 원화 작가에서 나아가 글과 그림을 통한 스토리텔링에 뛰어난 퀀틴 블레이크의 면모를 조명하고, 작품 180여점과 그의 작업실을 재현해낸 공간을 선보인다. 또 작품에서 느껴지는 화려한 색채와 잔잔한 붓 터치, 스케치선이 그대로 보이는 원화를 공개한다.

전시는 ▲초기 작업 ▲고전 문학 ▲저자들과의 협업 ▲퀀틴 블레이크의 책 ▲병원 프로젝트 ▲책 외에 작업 ▲한국에서 사랑 받는 책 등의 순으로 구성됐다.

퀀틴 블레이크가 일러스트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한 것은 학교를 졸업하기 전인 16세 때부터였다. 1949년 ‘펀치 매거진’에 작은 삽화가 실린 것이 그의 첫 번째 직업 경력이 됐다. 1950년대에 표지가 컬러로 출판되면서 그는 이 매거진의 커버 작업을 통해 다양한 기법들을 시도했다. 전시에선 그가 직접 스케치한 원화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 그의 작은 그림은 단순해 보이지만 모든 것을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감탄이 절로 나온다.

‘Mister Magnolia’ by Quentin Blake(1980) ©¨Ï illustrations Quentin Blake 2017
‘Mister Magnolia’ by Quentin Blake(1980) ©¨Ï illustrations Quentin Blake 2017

 

‘크리스마스 캐럴’ ‘노트르담의 꼽추’ ‘돈키호테’ 등의 문학이 퀀틴 블레이크의 삽화와 만나 재탄생됐다. 화려한 수채 작업으로 이야기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퀀틴 블레이크는 펜 선과 절제된 색, 구도와 명암만으로 풍부한 공간과 시간을 연출했다. 삽화 덕분에 독자들의 몰입도와 상상력은 배가 됐다.

그는 문학 작가와 협업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로알드 달(Roald Dahl)과의 작업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책 속 글과 그림은 서로 어우러져 경쟁적으로 이야기를 끌어나간다. ‘매그놀리아’ ‘데이지’ 등 사랑스러운 캐릭터의 탄생은 이러한 일련의 작업 경험에 기반을 둔 것이다. 전시장에 전시된 유쾌한 매그놀리아 시리즈를 보고 있자면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이야기 구성과 캐릭터 창조에도 뛰어난 감각을 보인 퀀틴 블레이크는 초기작 ‘패트릭(Patrick)’을 구성부터 그림까지 모두 혼자서 작업했다. 책은 전반부와 중후반부의 색감이 강력한 대조를 이룬다.

‘Clown’ by Quentin Blake (1995) Drawing for a Royal Parks deckchair (2006) ©¨Ï illustrations Quentin Blake 2017
‘Clown’ by Quentin Blake (1995) Drawing for a Royal Parks deckchair (2006) ©¨Ï illustrations Quentin Blake 2017

 

전반부는 채도가 낮아 고요하고 적막한 분위기가 주를 이루지만, 패트릭이 연주를 시작하면 사물 하나하나가 아름답고 선명한 색을 입게 된다. 이는 컬러 출판이 어렸던 당시 색을 입히고 싶었던 작가의 의도가 들어간 부분이다. 퀀틴 블레이크는 출판사 관계자들에게 “패트릭이 바이올린을 연주하면 동물에게 색이 입혀진다”고 설득했다.

이외에도 퀀틴 블레이크는 미술관의 전시기획자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그는 1990년 이후 여러 가지 자선활동들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공공 영역에 펼치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예술과 음악을 통해 런던의 병원들을 밝고 활기찬 공간으로 바꾸는 ‘나이팅게일 프로젝트(Nightingale Project)’는 그에게 매우 의미 있는 작업이다. 병동이나 병원 리셉션 등에서 만날 수 있는 이 그림들은 환자와 환자 가족들의 몸과 마음을 치유한다.

Drawings for a Children & Young People's Centre in Harrow, North London (2007) ©¨Ï illustrations Quentin Blake 2017
Drawings for a Children & Young People's Centre in Harrow, North London (2007) ©¨Ï illustrations Quentin Blake 2017

 

그의 작품은 잡지나 앨범표지, 뮤직비디오 등의 매체나 레스토랑, 극장, 도서관 등의 공간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영국 런던 킹스 크로스 역에 설치된 5층 크기의 대형 작품은 마치 도시 한복판에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 듯한 광경을 연출한다. 전시장에는 실제 작품의 축소판이 전시돼 있다. 빌딩 외벽 가림막이 이렇게 화려하고 감각적이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빨강·하양·파란색으로 이뤄진 그림은 영국을 아름답고 순수한 도시로 표현했다.

전시장 한쪽에는 퀀틴 블레이크의 10분 일러스트 강의 동영상이 재생된다. 동영상에선 퀸틴 블레이크는 “참 쉽죠”를 외치는 밥 로스 아저씨처럼 쉽게 그림을 그리는 법을 알려준다. 전시는 2월 20일까지. 

전시장 전경. (제공: KT_G 상상마당)
전시장 전경. (제공: KT_G 상상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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