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수 “대한항공 관련사 취업”
“8년 동안 8억 급여로 받아”
“조양호 배려로” 편지 공개
의원실 “허위”… 고소 방침

더불어민주당 문희상 의원의 처남인 김승수씨가 16일 서울 여의도 한국당사에서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이 문 의원 청탁에 따라 자신을 대한항공 관련 기업에 취업시켜줬다는 내용의 폭로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6
더불어민주당 문희상 의원의 처남인 김승수씨가 16일 서울 여의도 한국당사에서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이 문 의원 청탁에 따라 자신을 대한항공 관련 기업에 취업시켜줬다는 내용의 폭로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6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희상 의원의 처남인 김승수씨가 16일 문 의원의 청탁과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의 지시로 본인이 대한항공 관련 기업에 취직했었다고 주장하면서 ‘대한항공 취업청탁 사건’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김씨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사 재판 1심에서 문 의원이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에게 취업 청탁을 했다는 점이 인정됐음에도 검찰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기소조차 하지 않았다”면서 문제를 제기했다.

김씨의 설명에 따르면 문 의원 부인 김양수씨는 동생인 김씨의 건물을 담보로 돈을 빌렸다가 갚지 못해 2001년 건물 소유권을 채권자에게 빼앗겼다. 이에 생활이 어려워진 그는 누나에게 조양호 회장과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인 문 의원을 통해 대한항공 납품이 되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

김씨는 “얼마 후 누나가 ‘문 의원이 조양호 회장에게 부탁해놨다’면서 대한항공 간부들과 자리를 만들어줬다”며 “그런데 대한항공 측은 납품은 어렵다며 난색을 표했고, 납품 대신 취업을 역제안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는 지난 2004년 대한항공과 연관이 있는 미국 회사인 브릿지웨어하우스 아이엔씨에 컨설턴트로 취업됐다”며 “이후 2012년까지 총 미화 74만 7000달러(약 8억원)를 급여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대한항공 관련사에 취업됐다는 사실을 누나로부터 알게 된 후 누나의 권유에 따라 문 의원을 찾아가 감사 인사와 함께 ‘일은 하지 않고 돈만 받게 된다’는 취업 조건도 상세히 설명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김씨는 특히 조 회장이 이번 일을 직접 지시했다는 증거로 브릿지 웨어하우스 아이엔씨 대표가 자신에게 보냈다는 편지를 공개했다. 당시 김영석 대표의 미국명인 ‘피터 김’이라는 발신자 명의로 된 편지엔 “KOREA AIR(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의 배려로 김승수씨를 저의 회사의 컨설턴트로 예우키로 했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또한 해당 편지는 검찰에 제출한 상태라고 했다.

김씨는 “문 의원은 제가 일은 하지 않고 돈만 받게 된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며 “문 의원은 자신의 빚을 탕감하기 위해 대기업의 돈을 갈취한 것”이라고 했다.

이에 문희상의원실은 “문희상 의원은 민사사건에서 제1심부터 대법원까지 전부 완전 승소해 처남 김승수에 대한 채무가 전혀 없다는 내용의 판결이 2016년 9월 29일 확정됐다”며 법원 판결을 들어 김씨의 주장을 반박했다. 또한 “검찰은 문 의원에 대한 형사고발사건에서 무려 1년 반에 걸쳐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했으나, 문 의원에 대한 소환조사를 한 번도 하지 않고서 2016년 7월 8일 김승수의 취업 청탁 관련 주장이 모두 허위사실임을 인정하고 불기소처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승수는 더 이상 합법적인 방법으로 문희상 의원에 대해 할 수 있는 조치가 없자, 문 의원에게 정치적인 상처를 주기 위해 막가파식으로 언론을 부당하게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씨가 증거로 제시한 편지에 대해서도 “‘피터 김’은 검찰에서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의 면을 세워주기 위해 ‘조양호 회장의 배려로’라는 문구를 넣었을 뿐이라고 진술했다”고 반박했다.

문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과 관련해 김씨에 대해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소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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