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 대통령 "주한대사, 사범님 부인 못보내 사위 보냈다"

(파나마시티=연합뉴스) 파나마를 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과 포르피리오 로보 온두라스 대통령의 29일 정상회담에서는 한국의 국기 `태권도'가 단연 화제였다.

로보 대통령은 지난 3월 주한 온두라스 대사로 내정됐다가 이중국적 문제로 아그레망이 철회됐던 한국계 강영신(57)씨의 남편 고(故) 송봉경 씨로부터 태권도를 익힌 국기원 공인 2단의 유단자.

그는 회담에서 "한국에 큰 애정이 있고 한국인 태권도 사범으로부터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면서 "그중에서도 정치인으로 냉정하며 침착하게 삶을 살 수 있도록 교훈을 준 점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고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깊은 관심을 가져줘 고맙다. 태권도 제자가 대통령이 됐으니 우리 한국과 관계가 잘 돼서 더 많은 (온두라스) 분들이 태권도를 배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로보 대통령은 또 "제 사범님이 훌륭한 분이었다. 그래서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해 큰 경외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고, 이에 이 대통령은 "사범을 훌륭하다고 말씀하는 제자가 원래 훌륭한 법"이라고 화답했다.

로보 대통령은 "모두가 국기원 식구"라며 "이른 시일 안에 한국에 가서 빨리 3단을 땄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특히 그는 강영신 씨의 온두라스 대사 임명 철회를 언급, "사범님의 부인을 임명하려 했는데, 국내법 때문에 되지 못했다"면서 "대신 (강 씨의) 사위를 보냈다. 한국에 대한 나의 호감을 알게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보 대통령이 언급한 주한대사 내정자는 강 씨의 사위인 미첼 이데아께스 바라다트(42)로 주 스페인 공사까지 거친 전문외교관이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이 온두라스에서 살인혐의로 재판을 받고있는 20대 여성 한지수씨를 언급, "한국 젊은 여성이 현지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로보 대통령께서 각별히 관심갖고 챙겨달라"고 한 대목을 주요 포털의 청와대 블로그 '푸른 팔작지붕'에 올렸다.

이길호 온라인대변인은 블로그에서 "이는 한 사람의 국민이라도 외국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며 "청와대 트위터를 통한 네티즌 여러분의 릴레이 구명운동을 비롯한 적극적인 노력은 (북중미)순방 이전 대통령에게 보고돼 대통령도 자세한 내용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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