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3일 오전 오규석 부산 기장군수가 기장군청 공무원 승진 인사 비리와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위해 경찰에 출석해 “열심히 일한 죄 밖에 없는데 소환 이유를 모르겠다”고 주장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8
지난달 13일 오전 오규석 부산 기장군수가 기장군청 공무원 승진 인사 비리와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위해 경찰에 출석해 “열심히 일한 죄 밖에 없는데 소환 이유를 모르겠다”고 주장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8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기장군지부(전공노 부산 기장군지부)가 8일 성명을 통해 “오규석 군수는 직권남용 혐의를 인정하고 사퇴하라”고 촉구하며 나섰다.

앞서 이날 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공무원 승진 인사 개입 의혹과 관련해 직권남용 혐의로 오규석 기장군수 사건을 ‘재판에 넘겨야 한다’는 취지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오 군수가 경찰에 출석해 법과 원칙에 따라 인사를 했다고 혐의를 부인했지만, 관련 공무원들의 진술과 내·외부 인사위원들의 진술, 승진심사위원회 회의록 등을 근거로 오 군수가 승진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한 협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음은 이날 전공노부산기장군지부가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경찰이 오규석 군수를 검찰에 직권남용혐의로 송치했다. 만사지탄을 느끼며 수사기관의 의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게 해준다. 2년 전에 있었던 사건에 대해 두 기관의 수사결과는 너무나 달랐다.

한 곳은 의지를 가졌고 한 곳은 의지가 없었다. 이제 공은 검찰로 넘어갔다. 검찰은 두 번의 과오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지방자치단체의 인사 비리는 적폐다. 많은 지자체에서 승진 때마다 잡음이 나온다. 때로는 금품수수가 이루어지기도 하고 단체장이 구속되기도 한다.

기장군인사비리도 전국 인사 비리 중 한 부분이다. 검찰에서는 관련자를 엄벌에 처해 음지에서 성실히 일하는 공무원들이 긍지를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해주기 바란다.

공무원노조는 2015년 12월에 오규석 군수를 성희롱, 직권남용, 폭행 등의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 했다. 일부 사안은 관련자의 진술 거부와 피해자의 불처벌 의사에 따라 수사가 종결됐다.

하지만 이번 경찰 수사에서도 드러났다시피 노조의 주장이 결코 터무니없는 모함이나 음해가 아님이 밝혀졌다.

다른 혐의에 대해서도 오 군수는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비록 법적인 처벌은 면했을지 몰라도 결코 자신의 양심과 피해자들까지는 속일 수는 없다.

오규석 군수는 올해 신년사에서 ‘힘없고 어려운 사람을 먼저 살리는 군수’ ‘거짓말 안 하는 정직한 군수’ ‘물 한 모금 얻어먹지 않는 청렴한 군수’ ‘죽을 만큼 열심히 일하는 군수’라고 자신을 지칭했다.

과연 그럴까? 군수의 눈에는 ‘힘없고 나이 어린 여직원들’은 함부로 해도 되는 ‘힘없고 어려운 사람이 아니었나’ ‘수시로 말을 바꾸고 밑에 사람들한테 책임을 전가하면서’ ‘과연 정직하다고 말할 수 있는가?’ ‘부군수나 과장의 업무추진비를 몰래 쓰면서 과연 청렴하다고 할 수 있는가? 자신의 일정을 비밀에 부치면서 ‘죽을 만큼 일한다’는 자신의 주장을 누가 증명해 줄 수 있는가?

오 군수는 노조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자신이 정말 결백하다면 자신을 뽑아준 군민들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노조를 명예훼손으로 고발하여 자신의 결백을 주장해야 할 것이다.

‘진흙탕 싸움이다’ ‘같은 가족끼리 그렇게 할 수 없다’라는 고상한 말 뒤에 숨을 일이 결코 아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 했다. 자기 처신도 제대로 못 하고 자신의 직원들한테도 존경받지 못하는 자가 어떻게 군민들의 존경을 받고 군정을 이끌 수 있겠는가. 오규석 군수는 구차한 변명으로 일관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군수직에서 사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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