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경제, 위기 극복 시나리오 비슷해

[천지일보=김두나 기자]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대표팀이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으로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특유의 뚝심을 발휘한 결과다.

그리스전 완승의 기쁨이 가시기도 전에 남미 최강 아르헨티나에 4대 1로 참패, 그리고 천국과 지옥을 오가며 나이지리아전을 치른 끝에 사상 첫 원정 16강 쾌거라는 기적을 일궈낸 것이다.

이는 한국전쟁과 절대빈곤의 위기, 외환위기 등을 이겨내고 ‘제2의 한강의 기적’을 향해 달리고 있는 우리나라 경제와도 닮은 모습이다.

한국축구는 지난 1954년 스위스 대회에서 처음으로 본선에 진입했다. 이후 2006년 독일 월드컵까지 7차례에 걸쳐 4승 7무 13패를 기록,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는 4강 신화를 창조했으나 해외 원정 경기에서의 16강 진출은 매번 무산됐다.

그러다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인 감독 첫 승리와 원정 16강 첫 진입이라는 새 신화를 이룬 것이다.

한국경제도 이와 비슷하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2년 만에 6.25전쟁이 발발해 1960년 1인당 국민소득은 79달러로 절대빈곤 상태였다.

이후 1962년 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 시작해 1980년대 중화학공업 육성정책까지 정부주도형 경제개발이 추진되면서 삼성전자, 포스코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들도 탄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산업은 90년대와 2000년대를 아우르는 경제성장 엔진으로 부상, 성장세를 타기 시작했으나 98년 발생한 외환위기 복병에 완패했다.

한국경제는 그러나 위기를 기회로 삼아 오히려 위기 극복 능력을 키웠으며, 그 결과 글로벌 금융위기와 남유럽 재정위기 속에서도 세계10위권을 유지하는 경제대국이 됐다.

오는 26일 남아공포트엘리자베스서 8강 진출을 두고 우루과이와 경기를 치를 한국대표팀의 과제는 빠른 공수전환과 역습 방어다. 한국경제 역시 진정한 선진국 문턱을 넘기 위해서는 신성장 동력산업 육성과 산업구조 다각화 전환 등 혁신주도형 경제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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