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병 시인의 ‘귀천(歸天)’ 시가 탄생한 인천 강화도 건평항에 ‘천상병 귀천 공원’이 조성됐다. (제공: 강화군)ⓒ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8
천상병 시인의 ‘귀천(歸天)’ 시가 탄생한 인천 강화도 건평항에 ‘천상병 귀천 공원’ 조성, 천상병 동상과 시비. (제공: 강화군)ⓒ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8

 

국민 애송시 ‘귀천(歸天)’ 탄생지 건평항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국민 애송시 ‘귀천’의 탄생지인 강화군 건평항에 천상병 시인의 기념공원이 탄생한다.

강화군은 이날 강화도 건평항에 ‘천상병 귀천 공원’이 조성 완료됐다고 18일 밝혔다. ‘귀천’이 탄생한 지 꼭 50년 만이다.

이 공원에는 천상병 동상과 육필 글씨를 새긴 귀천 시비·안내판 등이 설치됐다. 동상은 해맑게 웃는 천 시인의 어깨에 새 한 마리가 앉아 있는 모습으로 천 시인이 새가 되어 하늘로 돌아가는 형상이다.

군에 따르면 동상 주변 조경과 경관조명 공사가 끝나는 내년 3월 동상 및 시비 제막식을 열 계획이다. 이 공원에는 국민가곡 ‘그리운 금강산’을 작곡한 강화도 출신 작곡가 최영섭 선생(88)의 노래비도 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근대 한국 시문학에서 가장 서정적이고 순수한 작품이라는 평가와 국민애송시로 자리한 천상병 시인의 ‘귀천(歸天)’이라는 시를 읊조려보지 않은 사람은 드물 것이다.

이 시가 발표된 지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국민적 사랑이 식지 않는 것은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마음의 평안과 감동, 위안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군은 몇 해 전 강화나들길 홍보책자를 집필한 장인성 시인으로부터 옛 건평나루가 귀천의 탄생지라는 이야기를 듣고 확인 작업을 거쳐, 강화도에서 활동중인 조각가 박상희씨를 통해 건평항 인근 쉼터에 이번 공원을 조성하게 됐다.

천상병 시인은 일제강점기인 1930년 일본의 해안도시 효고현(兵庫縣)에서 태어나 해방과 더불어 고국으로 돌아와 경남 마산에 정착했다. 이후 천 시인은 서울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늘 고향바다를 그리워했다.

마산까지 갈 여비가 없어 고향 친구인 박재삼 시인과 서울에서 가까운 강화도를 자주 찾아와 바다에 대한 향수를 달래던 어느날, 건평나루 주막에서 막걸리를 마시다 메모지에 써서 박재삼에게 건넨 시가 ‘귀천’이다.

이 시를 쓴 직후인 1967년 소위 동백림간첩단 사건에 연루된 천 시인은 6개월간 옥고를 겪은 후유증으로 4년여를 행려병자로 떠돌이 생활을 했다.

오랫동안 행방이 묘연하자 죽은 것으로 생각한 박재삼 시인은 ‘귀천’을 천 시인의 유작으로 창작과 비평에 발표함으로써 사장될 위기에서 세상에 빛을 보게 됐다.

이상복 강화군수는 “단순한 관광문화컨텐츠 차원을 넘어 강화해안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마음의 평안과 감동을 제공하기 위해 천상병 시인 기념공원을 조성하게 됐다”며 “이곳에서 많은 사람이 위로를 받으며 순수성을 회복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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