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스튜디오 지브리 대박람회- 나우시카에서 마니까지’ 전시를 찾은 관람객들이 ‘천공의 성 라퓨타’에 등장하는 비행 건축물을 관람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4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스튜디오 지브리 대박람회- 나우시카에서 마니까지’ 전시를 찾은 관람객들이 ‘천공의 성 라퓨타’에 등장하는 비행 건축물을 관람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4

 

‘스튜디오지브리 대박람회-나우시카에서 마니까지’

24편의 영화 회고하는 기록이기도 해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지난 2004년 개봉한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국내 30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 영화는 제61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특별상인 황금 오셀라상 수상, 제71회 뉴욕 비평가 협회 장편 애니메이션 작품상 수상한 바 있다.

스튜디오 지브리는 ‘이웃집 토토로’ ‘반딧불의 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다양한 작품으로 전 세계의 수많은 팬을 보유한 애니메이션 제작사다. 지브리가 설립된 지 30여년이 됐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에서 ‘추억의 마니’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세계인의 사랑을 받았다.

지난 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스튜디오지브리 대박람회–나우시카에서 마니까지’전이 개막했다. 내년 3월 2일까지 89일간 진행되는 이 전시회는 1985년 지브리가 설립되고 30여년 간 제작된 일본극장개봉작 24편의 영화 속 영상, 입체, 평면 등으로 지브리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전시다.

이 전시는 특별히 한국전시를 위해 새롭게 기획됐다. 스튜디오지브리 대박람회전은 그간 지브리의 작품이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어떤 방법으로 홍보돼왔는지를 회고하는 기록이기도 하다.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스튜디오 지브리 대박람회- 나우시카에서 마니까지’ 전시를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4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스튜디오 지브리 대박람회- 나우시카에서 마니까지’ 전시를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4

 

기자가 관람한 6일, 평일임에도 줄을 서야만 표를 끊을 수 있을 정도로 많은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았다. 추운 날씨지만 관람객들은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지브리 전시에 한껏 들뜬 모습이었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영화와 관련된 주요 자료 중 홍보용 포스터, 각종 시각물, 드로잉, 미술설정, 애니메이션 레이아웃 보드, 캐릭터 굿즈, 기획서 등 포함한 30년간의 수많은 자료가 전시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전시장 초입엔 지브리에서 제작한 작품들의 연도별 포스터와 작업노트 초기 이미지안이 전시돼 있다. 특히 스즈키 토시오 프로듀서가 직접 쓴 제작 리포트와 홍보 계획서, 일정표 등을 통해 제작 당시의 상황을 간접 경험할 수 있다.

개막 전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스튜디오 지브리의 아오키 다카유키 프로듀서는 “그동안 일본에서 흥행적인 성공을 해왔지만 영화를 어떻게 전달했느냐는 부분은 보여드린 적이 없다”며 “영화제작과정은 스즈키 토시오 제작프로듀서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전시에는 스즈키 토시오의 작업 과정이 나열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스튜디오 지브리 대박람회- 나우시카에서 마니까지’ 전시를 찾은 관람객들이 천공의 성 라퓨타’에 등장하는 타이거모스호를 관람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4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스튜디오 지브리 대박람회- 나우시카에서 마니까지’ 전시를 찾은 관람객들이 천공의 성 라퓨타’에 등장하는 타이거모스호를 관람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4

 

편지로 논의되던 캡션이 해당 포스터와 같이 전시돼 관람객의 흥미를 돋웠다. 스즈키 토시오 프로듀서의 귀여운 글씨체는 덤이다. 하지만 일본어가 너무 직역돼 문맥상 이해하기 힘든 캡션이 많아 아쉬웠다. 예를 들어 ‘스즈키 토시오님 조금 더 거리를 두고 캐치프레이즈를 썼다면 좋았을 텐데 막다른 골목에 들어가서 다른 버튼을 눌렀습니다’라는 말은 한번 읽어선 이해하기 어렵다.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특별테마전시로 기획된 ‘하늘을 나는 기계들’이다. 스튜디오 지브리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기계들이 입체조형으로 제작돼 전시됐다. 영화의 한 장면이 현실에 그대로 재연된 것이다. 이 중 ‘천공의 성 라퓨타’에 나오는 우주선 모형 앞에 선 관람객들은 연신 셔터를 눌러댔다. 내부까지 섬세하게 만들어져 관람객들은 한참을 서서 모형을 관람하기도 했다.

이처럼 지브리에서 제작한 작품에는 유난히 하늘을 나는 기계들이 많이 나온다. 이어진 전시에선 만화를 통해 하늘을 나는 기계들이 어떻게 날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전시 막바지엔 ‘이웃집 토토로’에 등장하는 고양이버스 실물 모형이 전시돼 있다. 주인공을 원하는 목적지까지 책임지고 무사히 데려다주는 고양이버스 머리엔 ‘광화문행’이라고 적혀 있어 한국팬에 대한 배려가 느껴졌다. 고양이버스 안으로 많은 커플은 인증샷, 인생샷, 커플샷을 남겼다.

‘스튜디오지브리 대박람회-나우시카에서 마니까지’전에 전시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포스터. (제공: 대원미디어)ⓒ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4
‘스튜디오지브리 대박람회-나우시카에서 마니까지’전에 전시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포스터. (제공: 대원미디어)ⓒ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4

 

◆스튜디오 지브리는 어떤 곳

1985년 설립된 스튜디오 지브리는 일본 도쿄에 있으며, 다카하타 이사오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을 중심으로 자연과의 공존, 반전·평화의 메시지를 가진 애니메이션 영화를 제작했다. 지브리의 모태가 된 하야오 감독 원작의 애니메이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는 인간과 자연의 대립과 화해를 이야기한다.

주로 극장용 애니메이션 작품의 높은 완성도와 깊은 주제의식을 인정받아 일본을 대표함과 동시에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로서 발돋움할 수 있었다.

일본에서는 작품 대부분이 해당 공개 연도의 최고 흥행작으로 손꼽힌다. 그중에서도 2001년 개봉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일본에서 개봉된 역대 영화 사상 최고의 흥행 수입인 304억엔(한화 약 3500억)을 달성했다. 지브리의 작품 중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모노노케 히메(1997)’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은 일본 영화 역대 흥행 수입 상위 5개 작품 중 3개를 차지하고 있다.

2001년 10월에는 미야자키 하야오가 구상과 디자인을 맡은 미타카의 숲 지브리 미술관이 개관했다. 미술관은 일본뿐 아니라 외국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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