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17일 가자지구 봉쇄 완화를 결정했다. 지난달 31일 국제 구호선 공격 사건이 발생하자 국제사회의 비난이 컸다.

지금까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강경한 태도로 일관해 왔던 이스라엘도 한 발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이스라엘은 “무기류와 전쟁 물자의 유입 차단을 위한 보안 조치는 계속될 것”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이스라엘은 지난 2007년 6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인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장악하자 강력한 봉쇄조치를 취했다. 민간인을 위한 일부 구호품의 반입만을 허용하고 하마스에게 흘러들어갈 만한 모든 물품의 출입을 막았다. 하마스의 무장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하마스는 그동안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포를 쏘는 등 테러를 자행해 왔다.

양쪽의 오랜 분쟁에서 남은 것은 테러의 공포와 빈곤한 삶이었다. 이런 상처들은 상대에 더욱 깊은 증오를 낳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분쟁 지역이라는 이미지는 다른 나라의 경제 투자도 머뭇거리게 했다. 서로에게 준 고통과 억압은 결국 자국민의 불행을 낳을 뿐이었다.

내 나라의 안보도 중요하지만 다른 나라 국민의 인권도 그만큼 소중하다. 그들에게 아픔을 주는 행위는 폭력과 저항을 부르게 마련이다.

‘피비린내’ 나는 중동 분쟁의 역사가 그것을 말한다. 이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대화로 평화를 이뤄야 한다. 증오와 미움이 아닌 공동 번영과 국민의 행복이라는 공동 목표 아래 대화의 테이블로 나와야 한다.

중동지역의 불안은 세계 안보와 경제에도 이롭지 않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 폭력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중재하는 노력을 좀더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하마스에 비해 월등한 힘을 가진 이스라엘이 무력을 앞세워 과잉 대응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힘도 결국 국제사회로부터 나온다.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들은 이들이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감시해야 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갈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평화약속은 언제든지 깨질 위험이 있다. 이런 불안한 관계가 해소되고 평화가 정착할 때까지 세계인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