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 스퀘어 인근에서 11일(현지시간) 폭탄 테러가 발생한 후 경찰이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 스퀘어 인근에서 11일(현지시간) 폭탄 테러가 발생한 후 경찰이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유럽 주요 국가의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테러를 인터넷을 통해 선동하면서 테러 우려 국가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실제 크리스마스를 2주일 앞둔 11일(현지시간)에도 미국 뉴욕과 이탈리아 등에서 크리스마스와  관련한 범죄가 발생하면서 긴장이 더욱 고조되는 모양새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뉴욕 맨해튼 중심부를 겨냥한 폭발물 테러의 용의자는 IS에 충성을 맹세했던 인물로 조사됐다.

이 용의자가 원래 노린 범행 대상은 ‘월요일 아침 출근길 지하철’이라는 정황도 포착돼 하마터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CNN 방송은 사법당국의 한 관료를 인용해 테러범 아카예드 울라(27)가 조사 과정에서 자신이 IS에 충성을 맹세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당국은 ‘충성 맹세’의 진위와 테러단체와의 연계 여부를 조사 중이다.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외신 보도가 엇갈리고 있다.

CNN은 울라가 수사관들에게 ‘최근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이 벌이는 행동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는 울라가 미국의 시리아 내 IS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이번 폭발물 테러를 기획했다고 전했다. 또한 그가 ‘포트 오소리티(Port Authority)’ 버스터미널 인근 지하통로를 범행 장소로 고른 것은 크리스마스 포스터 때문이라고 진술했다. 이 포스터를 보고 지난해 12명이 희생된 베를린 크리스마스시장 테러가 떠올랐다는 것이다.

지난 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북부의 손드리오 시내에서는 주말 크리스마스 시장을 겨냥, 차량을 돌진시킨 20대가 경찰에 구속됐다.

미셸 보르도니(27)는 이 날 토요타 야리스를 몰고 손드리오 중심가의 보행 광장으로 돌진, 3명에게 부상을 입혔으며 체포된 후 “더 많은 사람들을 죽여야 했는데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으로 여성 한 명이 차에 치여 크리스마스 시장 일부에 마련된 스케이트 장으로 날아가 부상당했으며 입원 초에는 중상으로 여겨졌지만 나중에 회복되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다른 두 명의 남자도 경상에 그쳤다.

이번 공격이 테러조직의 소행은 아니었으나 크리스마스 마켓을 겨냥한 범죄가 이어지면서 올해 성탄절을 앞둔 유럽 곳곳의 거리 풍경도 변하고 있다.

스위스 공영 SRF는 최근 베른, 취리히 등 주요 도시에 들어서는 크리스마스 마켓 준비 상황을 전하면서 콘크리트 구조물이 먼저 설치되고 경찰도 크게 늘었다고 소개했다.

베른시 에른스트 뤼펜아흐트 안전담당 국장은 크리스마스 마켓 주변에 12∼13개의 콘크리트 구조물을 배치해 차량 테러 시도를 차단할 예정이라면서 "긴급 상황 시 경찰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게 곳곳에 경찰을 배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올해 런던과 맨체스터에서 3차례 테러가 발생했던 영국 런던, 버밍햄, 에든버러 등 큰 도시의 크리스마스 마켓 입구에는 금속탐지기가 설치된 곳도 있고 곳곳에서 경찰이 방문자들을 검문하고 있다.

한편 IS와 연관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선 ‘이드(크리스마스)가 곧 다가오고 있다’는 문구가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아랍어로 적힌 그래픽 등이 확산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이 '크리스마스 테러'의 표적임을 지시한 셈이다. 이같이 인터넷상 위협에 그치지 않고 지난해 12월 19일 독일 베를린에서 사람이 붐비는 크리스마스 시장에 IS 추종자가 대형 트럭이 돌진해 12명이 숨졌다. 또 이달 21일엔 독일에서 크리스마스 시장을 겨냥한 테러를 모의한 혐의로 IS에 소속된 시리아 난민 출신 20대 6명이 경찰에 잡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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