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희정당 접견실에 걸려있는 ‘금강산만물초승경도’(좌)와 ‘총석정절경도’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2
창덕궁 희정당 접견실에 걸려있는 ‘금강산만물초승경도’(좌)와 ‘총석정절경도’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2

국립고궁박물관 ‘창덕궁 희정당 벽화’ 특별전 열어

1920년 해강 김규진, 금강산 그린 벽화 두 점 제작

금강산, 민속화에 많이 등장… 궁중 그림으로는 희귀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창덕궁 희정당(熙政堂)을 장식했던 조선 시대 마지막 궁중 장식화 두 점이 98년 만에 일반에 공개된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창덕궁 희정당 벽화’ 특별전을 오는 13일부터 내년 3월 4일까지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특별전에 전시되는 벽화는 ‘총석정절경도(叢石亭絶景圖)’와 ‘금강산만물초승경도(金剛山萬物肖勝景圖)’ 두 점으로, 모두 1920년 해강 김규진((海岡 金圭鎭, 1868~1933)이 그렸다.

두 벽화 모두 형식·주제·화풍 등 여러 면에서 기존의 궁중 장식화와 구별된다. 먼저 민화에서나 많이 보이던 금강산 실경산수화가 궁중 장식화에 등장했다는 점이 특이하다. 두 번째로 창호나 병풍에 그림을 그린 다른 벽화와 달리, 두 벽화는 7폭의 비단 위에 그려졌다. 이후 비단에 그린 그림을 종이에 배접해 벽이 붙이는 부벽화(付壁畵) 형식으로 희정당 벽면을 꾸몄다. 두 그림은 모두 세로 약 196cm, 가로 약 883cm의 크기로 제작됐다.

‘금강산만물초승경도’(위)와 ‘총석정절경도’ (제공: 문화재청)ⓒ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2
‘금강산만물초승경도’(위)와 ‘총석정절경도’ (제공: 문화재청)ⓒ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12

벽화 제작 후 95년이 흐른 지난 2015년 8월 문화재청 창덕궁관리소는 “벽화가 오랜 세월 외부에 노출돼 훼손이 진행됐다”며 “보존처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희정당에서 벽화를 분리했다. 분리 이후 작년 12월까지 보존처리를 진행했으며, 보존처리 뒤 원본은 국립고궁 박물관에 보관하고 희정당에는 모사도를 제작해 붙였다.

두 벽화가 붙여졌던 희정당 내부는 그동안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다. 2005년 한 차례 공개되기는 했으나, 전각의 규모가 커 멀리서만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두 벽화가 공개되는 것은 제작된 지 98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의 주제는 ‘창덕궁 희정당’이다. 왕이 국정을 보던 편전 역할을 했을 때부터 접견실로 사용되고, 화재로 인해 재건 될 때까지의 희정당 역사와 변화 모습을 볼 수 있다. 2부는 ‘창덕궁 희정당 벽화’라는 주제로 꾸며지며, 두 점의 벽화와 함께 김규진이 금강산을 답사하면서 제작한 초본 ‘해금강총석도(海金岡叢石圖’도 전시된다.

마지막으로 3부 ‘해강 김규진’에서는 금강산과 관련해 활발한 서화 활동을 한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볼 수 있다. 또 벽화 제작을 위해 금강산을 수차례 방문한 김규진이 발행한 단행본 ‘금강유람가(金剛遊覽歌)’도 오는 13일부터 19일까지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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