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진(한국외대중국연구소연구위원, 전 평택대학교 중국학부 교수)

미ㆍ중 갈등과 마찰의 근원은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 그러나 근저의 핵심은 미국과 중국이 세계를 바라보는 국제 전략의 차이와, 양국의 국내에서 작동되고 전개되고 있는 국내정치의 메카니즘(mechanism)과 정치 경제 철학의 이격에서 찾아 봄이 마땅하다.

중국은 미국을 기본적으로 패권을 추구하는 국가로 규정한다. 이는 그들이 공개적으로 표명하면서 외부적으로 미국을 패권국가라고 부른 적이 없다.

하지만 중국 학자들의 개인적 의견을 솔직히 알 수 있는 사석에서 개인적 대화를 나눌 때나, 허심탄회하게 진솔한 대화를 나눌 기회에 중국의 전문가들의 시각을 정확히 읽을 수 있다.

대화속에 “美國是覇權主義國家(메이궈스빠치앤궈지아: 미국은 패권주의국가이다)”라는 비판적 뉘앙스를 풍기는 말들을 자주 듣는다. 이에 반해 자기들은 국가의 크고 작음에고 불구하고 모든 국가는 일률적으로 ‘평등하다(國家不分大小一律平等)’라고 하면서 모든 국가들의 내정을 간섭하지도 않고 평등하게 교류하고 대하고 있다고 강변한다.

사실 중국은 미국에 대해 처음부터 흔한 말로 좋은 감정을 갖고 있지 않다. 중국은 미국이 중국이 강대해지고 세계 속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 내심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 밖에 대만에 무기판매를 결정한 것만 보더라도 미국이 입으로는 중국은 하나이고 평화적으로 대만과의 관계가 전 분야에 걸쳐 해결되길 바란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양안관계(중국 대만)를 더욱 냉랭하게 만드는 중간자가 바로 미국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이 없었다면 양안의 문제도 지금보다 훨신 빠르고 쉽게 해결되었을 걸로 인식하고 있다.

중국은 개혁 개방 32년을 맞이하여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지만, 아직은 미국에 버금가는 국제적 역량을 갖추지 못했고, 그러면서도 미국의 일방적 독주만큼은 용납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비록 중국이 갖고 있는 힘이 권투의 쨉 수준의 약한 힘이라도 세계가 동아시아의 외환위기와 2008년 세계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중국이 수행했던 역할을 놓고 보더라도 미국의 일방주의를 견제할 나라는 없다고 보고 있다.

아이티 지진도 중국은 신속하게 적지 않은 지원을 했고 중국 국내에 연일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자국민의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세계 속에서 중국이 이렇게 국제적인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음을 과시하고 있다.

반면에 미국은 중국을 내심 국제문제 해결에 실질적 동반자로 인정하길 원하지 않는다. 미국말을 듣는 순한 양이 되길 희망한다.

그런데 중국은 일본과 다르니 거기에 미국의 딜레마가 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중국이 커지고 있고 일본과 볼륨이 다르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은 중국과는 한국전을 통해 전쟁도 해봤는데 무승부를 기록했다.

중국이 대륙에서 중화인민공화국을 수립했던 1년 후인 그 어려웠던 1950년대에도 중국을 전쟁으로 미국은 이겨보지 못했다. 미국에 있어 중국은 그 옛날부터 간단히 볼 나라가 또한 아닌 것임을 증명하고 있다.

이념적으로 중국은 일본과 같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도 아니다. 세계문제를 언어도 같은 영국과 같은 레벨에 중국을 위치지우고 얘기 할 수도 없다. 한마디로 미국에 있어 중국은 필요하면서도 악할 수 있는 존재다.

중국에 있어 미국은 부국강병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데 필요한 중요한 대상이다. 국제관계에서 상호의존성(interdependence)의 전형을 두 나라가 갖고 있다. 때문에 전략적 지향성의 차이와 저신뢰가 존재하지만, 양국은 충돌과 화해를 지속하면서 국가이익을 최대화 하려는 행동을 지속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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