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9일 공정거래조정원에서 진행된 6개 유통분야(백화점·TV홈쇼핑·온라인쇼핑몰·편의점·면세점) 사업자단체 대표와의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이어가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1.30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9일 공정거래조정원에서 진행된 6개 유통분야(백화점·TV홈쇼핑·온라인쇼핑몰·편의점·면세점) 사업자단체 대표와의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이어가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1.30

“자율 상생방안, 굉장히 좋은 성과”
법 제재하려던 내용 상생안에 담아
법보다 자율 강조했던 의도에 적중
‘문제인정, 자발적 개선약속’ 호평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3개월여 만에 6개 분야 유통업체들이 자발적인 상생안을 마련해 김상조 위원장과 재회했다. 김상조 위원장은 상생안을 “굉장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며 유통업계의 노력을 치하했다. 유통가는 내년부터 자율안에 담긴 내용을 실천하는데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29일 공정거래조정원에서 진행된 공정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6개 유통분야(백화점·TV홈쇼핑·온라인쇼핑몰·편의점·면세점) 사업자단체 대표는 ‘자율 실천방안’을 공개했다. 유통업계는 크게 그간 갑질 문제를 야기했던 거래관행 개선방안과 상생협력방안을 제시했다.

거래관행 개선에는 ▲계약서에 납품가격 조정 근거 명시 ▲거래수량 기재한 계약서 납품업체에 미리교부 ▲납품업체와의 거래관련 정보 미리 공개 ▲벤더 통합 납품금지 및 불공정행위 벤더 계약갱신 거절 ▲납품업체에 민감한 경영정보 요구 근절 등의 내용을 담았다.

상생협력안은 납품업체와 골목상권·영세상공인 두가지로 분류했다. 납품업체와의 상생을 위해선 중소기업 납품사들이 생산하고 있던 제품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상품을 PB로 전환하는 행위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해당 실천안은 즉시 적용된다. 중소납품업자의 판로확보 지원도 추진·강화한다. 골목시장과 영세상공인과의 상생도 꾀한다. 기존 진행하던 전통시장 지원은 지속 추진하면서 전통시장과 지역 맛집, 숙박업소, 관광지 등을 안내하는 온오프라인 코너를 운영하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주문수량 계약서 명시, 납품사에 과도한 경영정보 요구 금지 등 공정위가 현재 법령에 반영해서 개선하려고 했던 내용이 상당부분 상생안에 담겨 의미 있다”며 “업계가 거래관행개선 필요성을 받아들이고 자발적으로 약속했다는 점이 대단히 좋은 성과”라고 평가했다.

취임 일성으로 ‘4대분야(가맹사업·유통업·대리점·하도급) 불공정행위 근절대책 마련’을 약속했던 김 위원장은 각 분야와의 간담회 때마다 딱딱한 법보다는 관련자들의 자발적인 상생안 같은 연성법률의 필요성을 더 강조했다. 이런 맥락에서 유통업계 상생안은 공정위가 지적했던 사안을 법이 아닌 가이드라인, 모범규준 차원에서 개선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호평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실제 김 위원장은 ‘굉장히 긍정적’ ‘많이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대단히 좋다’ 등의 표현을 거침없이 사용했다. 앞서 5대그룹 전문경영인들과 진행한 정책간담회에서 “자발적 개혁의지에 대해 의구심이 남아있다”라고 지적한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하지만 우려도 빠지진 않았다. 그는 “내년 상반기 중 시행을 약속한 것들이 많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실무자들과 만나 구체성을 높여가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유통 거래관행에 실천방안들이 반영, 안착할 수 있게 진화적 노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유통업계를 격려하는 차원에서 시행령 개정과 법안 마련 시 업계의 의견을 더 충실히 반영하고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통업계들도 이번 상생안 실천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백화점 업계 한 관계자는 “실천안에 대한 각분야의 노력을 적극 설명했다”며 “앞으로 상생방안 실천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김 위원장을 비롯해 체인스토어협회(이갑수 회장), 백화점협회(박동운 회장), TV홈쇼핑협회(이근협 부회장), 온라인쇼핑협회(김형준 부회장), 편의점산업협회(조윤성 회장), 면세점협회(김도열 이사장) 등 사업자단체가 참석했다.

유통업계 자율 상생협력 실천방안. (제공: 공정거래위원회)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1.30
유통업계 자율 상생협력 실천방안. (제공: 공정거래위원회)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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