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일녀 수습기자]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에서 키르기스계와 우즈베크계 사이의 갈등이 민족 유혈 사태로 이어져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외신들은 “소비에트연방 붕괴 이후 최악의 분규가 벌어졌다”며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지난 10일 키르기스 남부 오쉬시(市)에서 시작된 이번 유혈사태로 인해 현재까지 최소 200여 명의 우즈벡인이 사망하고, 10만여 명에 달하는 키르기스스탄의 우즈벡 난민이 국경지역으로 피난했다고 AP 통신은 우즈벡 지도자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오쉬시는 비상사태 선포와 24시간 통행금지령에도 불구하고 총기와 도끼, 쇠몽둥이 등으로 무장한 폭도들이 무차별 약탈을 일삼는 상황에 처했으나 거리에서 경찰을 찾아보기 어려워 사실상 무정부 상태에 들어갔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이번 사태는 옛 소련에서 분리 독립한 이후 지속돼 온 양쪽의 갈등이 지난 10일 양쪽 젊은이들의 시비로 다시 불거졌고, 우즈베크인이 키르기스 소녀를 성폭행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사태 확산을 우려하는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지원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주도의 집단안보조약기구(CSTO)가 14일 평화유지군 파병 여부에 대한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이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이 인도주의 지원에 대한 긴급 검토에 들어갔다”며 키르기스인들의 자제와 함께 국제사회의 일치된 대응을 촉구했다.

한편 우리나라 외교통상부도 남아 있기를 희망한 4명을 제외하고 오쉬시에 거주하는 교민 74명을 수도 비슈케크로 대피시켰다고 이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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