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인사위원회 결정

[천지일보=최배교 수습기자] MBC가 사장 퇴진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주도한 이근행 노조위원장의 해고를 확정했다. 사내 인터넷 게시판에 사장에 대한 욕설을 섞은 비판 글을 게재해 ‘회사 질서 문란’을 이유로 해고된 <PD수첩> 오행운 PD는 감봉 1개월로 징계 수위를 낮췄다.

MBC는 11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파업 관련 징계자 41명 가운데 재심을 신청한 21명에 대해 징계 수위를 논의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인사위에 따르면 파업기간 중 입사동기 성명을 주도했던 이채훈 PD에 대해 정직 1개월에서 감봉 1개월로 징계 수위를 하향 조정하고 나머지 노조원들에 대해서는 원심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MBC본사는 지역 MBC사장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전국 19개 지부 노동조합 간부들에 대해서도 징계를 해야 하며, 그 기준은 서울의 결과를 따르라’는 지침을 내린 바 있다.

노조는 같은 날 성명을 발표하고 “MBC 언론노동자의 해고는 14년 만의 일”이며 “서울과 지역사를 포함해 징계대상이 100여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노동조합 위원장의 목숨을 빼앗기 위해 조합원의 목숨을 갖고 장난을 치는 비열한 작태에 치가 떨린다”고 비난했다. 

19개 지역 MBC노조 지부는 지난 8일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 “본사의 지침대로 지역사 사장들은 본사의 징계 수위가 결정되자마자 본사 징계 결과를 기준 삼아 수위를 담합했다”고 밝히고 “위법하고 부당한 징계를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아이디 ‘로즈가든’은 “MBC가 오역과 과장 등으로 파문을 일으킨 PD수첩에 대해 일부 제작진을 전보 조치한 것은 나중에 다시 기회를 주겠다는 뜻이며 눈가림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일개 방송국이 나라의 공권력을 우습게 여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반면 아이디 ‘SOAR’는 “사내 자유게시판에 사측을 비난하는 글을 썼다는 이유가 터무니없는 해고사유”라며 “김재철(사장)이 말도 안 되는 좌파사냥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노조는 집행부 회의를 통해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에 이근행 위원장에 대한 부당 해고 구제 신청, 해고 무효 소송 등 법적투쟁을 벌일 방침이다.

노조는 김재철 사장과 황희만 부사장 퇴진,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에 대한 고소 등을 주장하며 지난 4월 5일부터 40일간 파업을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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