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명의 어린이가 무참히 희생됐다. 이번에도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였다. 얼마 전 ‘조두순 사건’으로 두려움에 떨었던 학부모들은 이번에 또 다시 경악했다. 잊을 만하면 자꾸 반복되는 이 같은 비극에 자식 가진 부모의 마음은 오늘도 불안하기만 하다.

이번 사건은 학교 안에서, 그것도 대낮에 일어났다는 점에서 충격을 더한다. 지난 7일 오전 피의자 김수철은 서울 모 초등학교에서 한 여아를 자신의 집으로 유괴한 뒤 평생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줬다. 아이는 앞으로 약 6개월의 치료가 필요한 상처와 더불어 일생동안 지우기 어려운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파렴치한 성범죄는 그간 꾸준히 문제가 돼 왔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여 년 전 강력 성범죄로 15년형을 복역한 바 있는 김도 그간 법의 감시망에서 벗어나 있었다. 2000년 이전의 범행으로 중형을 선고받은 자는 현행 성범죄자 관리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오는 7월 시행되는 전자발찌법도 3년이라는 소급 기간 제한 때문에 김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학교 주변에 설치된 CCTV도 이번 범행을 막지는 못했다.

계속 반복되는 아동 성범죄 근절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예방 강화가 중요하다. 재범 가능성이 높은 성범죄자의 경우 근본적으로 범행 욕구를 제거하는 것이 그 핵심이다. 정신적, 심리적으로 변화되지 못한 자를 아무런 대책 없이 사회에 복귀시키는 것은 위험하다. 성도착증 환자의 경우에는 특히 정신감정을 강화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정신적인 치료가 더 이상 불가능한 경우는 화학적인 방법 등을 통해서라도 성욕을 제어하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교육계에서도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이번 경우에서 보듯 학교는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 학생이 학교와 가정을 오가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여러 가지 불상사를 예상하고 이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CCTV 확충보다 시급한 것은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고 범행에 즉각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이 땅에 또 다른 조두순 사건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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