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 (출처: 유아인 인스타그램)
유아인 (출처: 유아인 인스타그램)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배우 유아인이 자신이 페미니스트라고 선언했다.

유아인은 26일 자신의 SNS에 “나는 페미니스트다. 어떠한 권위가 내게 ‘자격증’을 발부할지는 모르겠으나 신념과 사랑과 시대정신을 담아 ‘페미니즘’을 이야기하고자 한다”고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이어 “싸운 것이 아니다. 그래서 써왔다. 그래서 쓴다. 피눈물로 당신에게 나를 보낸다. 이것이 내 ‘글’이고, ‘나’다”라면서 “내 이름은 엄홍식(嚴弘殖)이다. 나는 보수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대구에서 누나 둘을 가진 막내아들이자 대를 잇고 제사를 지내야 할 장남으로 한 집안에 태어나 차별적 사랑을 감당하며 살았다. 역할은 있었는데 엄홍식은 없었다. 누구나 그렇듯 자아 찾기 여행의 고난이 눈앞에 펼쳐졌고 여전히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전쟁과 종교의 역사와, 각종 인간 사상이 합작해 빚어낸 남존여비의 전통과 그 전통이 다시 빚어낸 인간 사회의 참상은 내 집안에서도 자랑스러운 골동품으로 전시됐다. 유난하고 폭력적인 그 풍경은 뻔뻔하게 펼쳐졌지만 자랑스럽게 대물림되지는 못할 것이다. 누구나 그렇듯 나는 엄마라는 존재의 자궁에 잉태돼 그의 고통으로 세상의 빛을 본 인간이다. 그런 나는 페미니스트가 아니고서 뻔뻔하게 살아갈 재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유아인은 “나는 나다. 당신이 당신인 것처럼. 하하. 그러거나 말거나, 뭐라고 주장하든, 뭐라고 불리든 나는 그냥 이런 사람이다. 나는 당신을 이겨내기 위해 힘쓰고 싶지 않다. 당신과 연결되고 싶고 잘 지내보고 싶다. 그리고 묻고 싶다. 당신은 어떠하냐고. 나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에게 나의 이야기를 전한다. 그리고 당부한다. 더 이상 ‘기술 혁명’에 끌려가지 않고 당당하게 주도하며 정신 혁명을 이루자고. 그 방법과 길을 이 편리한 기술 안에서 함께 찾아가자고. 그것이 기술이 아닌 인류 진화의 열쇠가 아니겠는가. 고마해라. 마이 무따 아이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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